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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야생동물 수달·노랑부리저어새 관찰 "생태 환경 개선"
(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덕진공원이 이렇게 바뀌었어요? 고즈넉하니 좋네요."
전북 전주 시민들의 세대별 추억이 공존하는 도시공원이자 대표 관광지인 덕진공원이 체류형 문화공원으로 변모하고 있다.
고려 시대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대형 호수(4만여㎡)로 전북 지역의 대표적 연꽃 군락지인 이 공원은 매년 여름이면 어른 머리만 한 연분홍색의 연꽃이 꽃망울을 활짝 터뜨리며 주변의 수양버들, 창포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14일 찾은 덕진공원의 모습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였다.
우선 외부 벽을 허물어 내부를 훤히 볼 수 있는 개방감이 돋보였다.
나무 정비를 통해 시야가 확 트여 밖에서 내부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호수 위를 가로지르는 가을바람은 선선하고 잔디밭의 흙냄새는 묵직했다.
최근 덕진공원의 열린 광장 조성사업이 끝나면서 공원은 말 그대로 '열린 광장'을 갖추게 된 것이다.
열린 광장은 잔디광장과 원형 광장에다가 바닥에는 '천상열차분야지도'(하늘의 별자리를 그린 조선시대 대표적인 천문도) 디자인과 야간 조명을 배치해 낮에는 물론 밤에도 활용도를 높였다.
바로 옆에는 전통 놀이마당이 조성돼 단옷날 씨름대회 등 전통문화 체험과 문화행사가 열리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동시에 전주시는 덕진공원의 역사적 가치와 전통문화를 보전하기 위해 '창포원'을 전통적인 친수공간으로 재조성하고 있다.
창포원은 단옷날 창포물에 머리를 감던 옛 풍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체험과 휴식이 어우러진 전통 공간으로 조성되며 연내 공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공원 생태환경도 유의미한 변화를 보인다.
시는 외부 수원 유입이 적고 물 흐름이 정체된 덕진호수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연화교 서측 호수 퇴적물 준설, 관정 조사·개발을 통한 2곳의 지하수(하루 500t) 추가 확보, 광촉매 기반 수질정화 등을 병행해 왔다.
그 결과 탁도 저감 및 조류 번식 억제가 확인되고 부영양화 지표가 안정화되는 등 수질이 개선됐다.
그러면서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수달과 2급 노랑부리저어새의 서식이 잇따라 확인됐다. 다리 밑에는 천연기념물인 남생이의 보금자리도 마련됐다.
연말까지 한국남생이보호협회와 협력해 공원 내 서식지에 9마리 이상의 남생이를 방생할 예정이다.
시는 '창포와 연꽃의 화원'으로 불리는 덕진공원이 시민과 관광객이 머물며 즐기는 도심형 문화공원으로 자리매김하도록 2030년까지 550억원을 들여 관광인프라 개선과 콘텐츠 강화에 나선다.
그러나 광장 조성 과정에서 일부 나무가 잘리면서 "덕진공원의 생태, 경관, 역사 문화적 기능을 고려하지 않은 사업"이라는 환경단체의 비판을 받았으며, 문인들의 추모 조형물이 협의 없이 이전돼 문인들이 반발하는 등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추모 조형물은 공사 후 원래 장소 인근에 재배치됐다.
김호정 시 산림공원과장은 "수질과 생태, 공간을 차근차근 회복 중인 덕진공원에 콘텐츠를 더해 '머무르는 공원'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면서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언제든지 맑고 밝은 호수공원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ollenso@yna.co.kr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