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대만의 한 유명 난임 전문 병원이 '몰래카메라' 의혹에 휘말렸다. 수술실 내부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가 환자의 신체 일부를 촬영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의료진이 수사를 받고 있고, 피해를 주장하는 환자들의 고소도 잇따르고 있다.
ET투데이 등 대만 매체들에 따르면 유명 난임 치료 기관인 A센터 타이베이 분원은 최근 수술실 내부에 설치된 감시 장비가 환자의 민감한 신체 부위를 촬영했다는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달 중순, 타이베이시 보건국과 경찰은 해당 병원을 합동 점검, 진료실과 수술실 천장에서 의심스러운 구멍들을 발견했다. 이후 압수수색을 통해 천장에 설치됐던 카메라 3대를 확보했다.
저장 영상과 환자 명단을 대조한 결과, 20명 이상 환자의 신체 일부가 촬영된 정황이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피해를 주장하는 일부 환자들은 법적 대응에 나섰다.
검찰은 이달 초 병원 책임자와 관계자를 소환 조사하고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두 사람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됐으며, 각각 보석금 20만 대만달러(약 960만원)를 내고 석방된 상태다.
문제가 된 병원은 대만에서 인지도가 높은 난임 전문기관으로, 2018년 타이베이 분원을 설립한 이후 대만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 등 유명 인사들도 난임 시술이나 난자 냉동을 위해 찾은 곳으로 알려졌다.
한 여성 환자는 "진료실 천장에도 조명이나 화재 감지기처럼 위장한 소형 카메라가 설치돼 있었지만 환자들에게 별도 고지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병원 측이 올해 5월 뒤늦게 '진료실 내 녹화 장비 설치'를 공지한 점에 대해서도 "이전 촬영 논란에 대한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한 조치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검찰은 병원 관계자들의 증거 인멸 시도도 의심하고 있다.
병원 측은 카메라가 마약성 의약품 보관함 관리와 의료 분쟁 예방 목적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수사기관이 확보한 영상에서는 광각 카메라가 환자의 얼굴과 민감한 신체 부위까지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의료계 내부 평가도 엇갈린다. 한 관계자는 현지 매체에 "국제 학술대회에서 이 병원 의료진을 거의 본 적이 없고, 홍보하는 일부 치료법도 기존 기술과 큰 차별성이 없었다"며 "약품 관리 목적이라면 다른 적절한 방식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병원 측은 공식 성명을 내고 "검찰 조사에 적극 협조하며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겠다"고 밝혔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