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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 기피제 Q&A…"천연이란 표현, 안전을 뜻하지 않아"

자료사진 출처=언스플래쉬
자료사진 출처=언스플래쉬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질병관리청은 지난 6월 17일 전국에 일본뇌염 경보를 발령하고, 야외활동 시 긴 옷을 입고 노출된 피부와 옷·신발·양말에 모기 기피제를 쓰도록 권고하고 있다. 채집한 모기에서 일본뇌염 바이러스 유전자가 확인된 데 따른 조치다.

문제는 기피제를 고르고 바르는 기준이 아이와 어른에게 다르다는 점이다.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회장 최용재 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는 "인터넷 육아 정보의 상당수가 미국이나 캐나다 기준을 옮긴 것이어서

국내 허가사항과 어긋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성분과 사용 가능 연령, 이 두 가지만 확인해도 대부분의 문제를 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호자들이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묻는 모기 기피제 사용법을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최용재 회장과 함께 Q&A로 정리했다.

◇고를 때

-'모기 기피제'가 맞는지 확인하는 방법?

용기나 포장에 '의약외품'이라고 적혀 있어야 한다. 이 표시가 없으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모기 기피 효과를 확인한 제품이 아니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이 2025년 8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시중에서 수거한 모기 기피제 52건 가운데 의약외품은 28건(54%)에 그쳤다. 나머지는 방향제나 생활화학제품·화장품 등이었다. 특히 팔찌형·스티커형·패치형은 허가된 모기 기피제가 아니다.

식약처는 의약외품으로 허가된 기피제 중 팔찌형·스티커형은 없다고 밝히고 있고, 조사에서도 패치·밴드형은 전부 의약외품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미국에서 수행되어 의학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에 실린 실험(2002년)에서는 기피제를 넣은 손목밴드가 평균 12~18초 만에 모기에 물렸다. 따라서 아이 옷이나 유모차에 붙여 두고 안심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성분은 무엇을 보면 되나?

국내에서 모기 기피제 유효성분으로 허가된 것은 네 가지뿐 이다. 제품 뒷면 성분란에서 아래 표를 확인하면 된다.

모기 기피제 Q&A…"천연이란 표현, 안전을 뜻하지 않아"

DEET는 가장 오래 쓰인 성분으로, 모기가 사람의 체취와 이산화탄소를 찾아내지 못하게 방해한다. 이카리딘은 냄새와 끈적임이 적고 플라스틱을 덜 손상시켜 어린이용으로 많이 선택된다. IR3535는 자극이 적은편이나 지속시간이 짧아 자주 덧발라야 한다.

이 가운데 IR3535는 국내 표시명이 '에틸부틸아세틸아미노프로피오네이트' 라 알아보기 어렵다.

요령이 있다. 국내 허가 기피제는 품목명 괄호 안에 유효성분이 적혀 있다. 예를 들어 '○○○겔(이카리딘)'처럼 표기되니 괄호만 보면 된다.

결국 브랜드가 아니라 괄호를 확인해야 한다.

-농도가 높으면 더 강하게 막아 주나?

아니다. 농도는 '세기'가 아니라 '지속시간'을 결정한다.

농도가 두 배라고 모기를 두 배로 막아 주는 것이 아니라, 효과가 유지되는 시간이 길어질 뿐이다. 아이에게 높은 농도를 쓸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국내 기준을 보면 식약처는 모기 기피제의 효과가 일반적으로 4~5시간 유지된다고 안내한다.

따라서 4시간이 지나지 않았는데 계속 덧바르지 않는 것이 좋다. 많이, 오래 사용하면 피부가 붉어지는 등 알레르기·과민반응이 생길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미국 실험(2002년)에서 DEET는 4.75%가 약 1시간 30분, 23.8%가 약 5시간이었다. 다만 실험실 조건이며 땀을 흘리거나 물놀이를 하면 훨씬 짧아진다. DEET는 농도 50% 부근에서 지속시간이 더 늘지 않고 멈춘다. 이카리딘은 연구마다 편차가 커(같은 20%에서 5시간과 10시간이 모두 보고됨) 협회는 특정 수치를 제시하지 않는다.

-인터넷에는 "하루 1회", "하루 3회까지"라고 나오던데?

그것은 캐나다 보건부 기준으로, 국내 기준이 아니다.

우리나라 식약처는 하루 횟수를 일률적으로 정하지 않는 대신 제품에 적힌 용법·용량을 지키고 4시간 이내에 추가로 바르지 않도록 안내한다. 국내에서 구입한 제품은 제품 설명서를 기준으로 삼는 게 좋다.

◇바를 때

-돌도 안 된 아기에게는 어떻게 사용 하나?

생후 6개월 미만에게는 기피제 대신 물리적 차단이 원칙이다.

유모차와 아기 침대에 모기장을 씌우고, 얇고 긴 소매·긴 바지를 입히는 게 좋다. 모기가 활발한 해질 무렵과 새벽 시간대의 야외활동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 진한 향의 로션이나 향수도 피하는 것이 좋다.

-아이에게 어떻게 발라 주어야 하나?

아이 손에 통을 쥐여 주지 말고, 어른 손에 먼저 덜어 어른이 발라 주어야 한다.

식약처가 밝힌 사용법에 따르면 바르는 곳은 팔·다리·목처럼 옷 밖으로 나온 피부와 옷·양말·신발 윗부분이다. 반대로 바르지 않는 곳은 얼굴에는 직접 분사하지 않고 손에 덜어 눈과 입 주위를 피해 얇게 발라 주어야 한다. 아이 손과 손가락은 눈을 비비거나 입에 넣기 때문에, 상처·습진·햇볕에 탄 피부도 바르지 않는다.

-자외선차단제와 같이 써도 되나?

순서가 있다. 자외선차단제를 먼저 바르고, 흡수된 뒤에 기피제를 바른다. 반대로 하면 기피제 위에 덧바르며 필요 이상으로 문지르게 된다. 두 기능을 합쳤다는 겸용 제품은 권하지 않는다. 자외선차단제는 자주 덧발라야 하지만 기피제는 그러면 안 되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DEET는 플라스틱과 합성섬유를 손상시킬 수 있다. 안경테·시계·휴대전화 화면, 기능성 소재 옷에 닿지 않게 하는 게 권장된다.

-외출 후 들어온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하나?

집에 들어오면 바른 부위를 비누와 물로 씻어 낸다.

바른 채로 재우지 않고, 묻은 옷도 세탁하는 것이 좋다. 바른 자리가 붉어지거나 발진·가려움이 생기면 즉시 씻어 내고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증상이 이어지면 사용한 제품을 가지고 소아청소년과를 방문하는 게 좋다. 어떤 성분인지 확인되면 진료가 훨씬 정확해지기 때문이다.

◇흔한 오해

-'천연 성분'이라고 적혀 있으면 아이에게 더 안전한가?

천연이라는 표현이 안전을 뜻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알레르기는 향 성분에서 더 자주 문제가 된다.

대표적인 것이 시트로넬라 오일이다. 안전성 근거와 기피 효과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2017년 이후 의약외품 허가 대상에서 제외됐고, 앞서 인용한 미국 실험에서도 10% 제품이 약 20분, 5% 제품이 약 14분 만에 물렸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조사에서는 대상 제품의 약 75%(52건 중 39건)에서 제라니올·시트로넬올·리날룰 등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 0.01% 이상 확인됐다.

레몬유칼립투스 오일(파라멘탄-3,8-디올, PMD)은 사정이 다릅니다.

국내에서도 허가된 유효성분이며 위 실험에서 약 2시간의 방어 효과를 보였다. 다만 국내에서는 만 4세 이상에서만 쓸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3세 미만 사용을 권하지 않는데, 국내 기준이 한 살 더 엄격한다. '미국에서도 인정한 천연 성분'이라는 설명만 보고 어린 아이에게 쓰는 일이 없어야 한다.

-기피제를 잘 바르면 일본뇌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나?

기피제는 물림을 줄이는 수단이고, 일본뇌염은 예방접종으로 막는다. 즉, 둘은 대체 관계가 아니다.

일본뇌염은 2013년 이후 출생자라면 국가필수예방접종 대상이다. 표준 일정에 따라 빠짐없이 접종해 주어야 한다. 질병관리청 자료상 최근 5년간(2021~2025년) 신고된 일본뇌염 환자 79명 중 65.9%가 50대 이상인데, 아이가 적은 이유는 위험이 없어서가 아니라 예방접종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최용재 회장은 "모기 기피제는 여름철 아이 짐에 거의 빠지지 않는 물건인데, 정작 어느 성분이 몇 개월부터 쓸 수 있는지 알고 사시는 보호자는 많지 않다"며 "제품 뒷면 성분란 한 줄을 확인하는 데 드는 시간은 잠깐이면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어 "보호자께서 좋은 마음으로 하신 선택이 아이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아이 옷에 붙이는 스티커나 팔찌를 사 주고 안심하시는 경우, 천연이라는 표시를 보고 더 안전하다고 여기시는 경우가 그렇다. 천연은 안전의 다른 말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기피제는 모기에 덜 물리게 하는 도구일 뿐, 예방접종을 대신하지 못한다. 일본뇌염 전국 경보가 내려진 시기인 만큼 아이의 접종 일정을 함께 확인해 달라"며 "바른 자리가 붉어지거나 발진이 생기면 사용하신 제품을 가지고 소아청소년과를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최용재 회장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최용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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