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여름이 길어지고 습해지면서 옷과 이불이 땀에 젖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고온다습한 날씨로 세탁물이 쉽게 축축해지면서 의류 위생 관리 난이도가 높아졌다. 이로 인해 세탁물에서 발생하는 쉰내와 얼룩을 잡기 위한 '땀과의 전쟁'이 일상화됐다.
땀과 피지 분비가 증가하면 피부 표면에 노폐물과 각질이 쌓이면서 모공과 땀샘이 막히기 쉬워진다. 이로 인해 땀띠, 여드름, 어루러기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땀에 젖은 의류가 피부에 장시간 밀착되면 피부가 습하고 마찰이 잦은 환경에 노출돼 피부 장벽이 약화될 수 있고, 접촉성 피부염이나 알레르기성 피부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의류에 남아 있는 땀과 피지, 단백질 등의 잔여물은 미생물이 증식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피부 자극을 높이고 기존 피부 트러블을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세탁물에 스며든 땀을 제때 제거하지 않으면 '모락셀라균' 등 악취 원인균이 급격히 번식한다. 이로 인해 소비자의 세제 선택 기준이 얼룩 제거에서 쉰내 차단 및 탈취 기능으로 확장되는 추세다. 냄새 원인균과 유발 물질을 직접 제거하는 기능성 세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
실제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의 6월과 7월 세탁세제 거래액 역시 전년 대비 각각 431%, 23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GS샵의 올해 6~7월(6월 1일~7월 26일) 세탁세제 주문액은 50억 원으로, 전년 동기 25억 원보다 약 100% 늘었다. 특히 얼룩 제거와 함께 탈취, 실내 건조 등 냄새 제거 기능을 강화한 상품이 성장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세탁세제 시장은 단순 오염 제거 중심에서 체취 케어, 성분 안전성, 사용자 편의성, 환경 친화성을 결합한 고기능성 프리미엄 세제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기능성 측면에서는 섬유 기공보다 작은 마이크로 효소나 복합 효소를 적용해 인체 분비물을 분자 단위로 분해하는 '딥클린' 기술 강화, 빨래 쉰내의 주원인인 모락셀라균 생성 억제 및 악취 유발 분자 자체를 중화·분해하는 기술 보편화가 대표적이다. 또한 세제와 베이킹소다 등 세척 부스터 및 섬유 보호와 향기 성분을 독립된 방으로 나눈 캡슐세제 대중화 및 실내건조용 제품 확대가 눈에 띈다. 수질 오염과 잔여 세제로 인한 피부 자극을 줄이기 위해 생분해도가 높은 식물 유래 계면활성제 적용도 늘고 있다. 아울러 미세플라스틱, 파라벤, 형광증백제 등 화학적 유해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성분 안전성 인증 제품이 대세로 떠올랐다.
올해 1~7월 쿠팡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16% 급증한 LG생활건강 피지(FiJi)의 '모락셀라 냄새제거 세탁세제'는 대표적인 악취 전용 세제로 자리 잡았다. 빨래 쉰내를 유발하는 미생물 생성 물질을 99.9% 제거하는 냄새 케어 솔루션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민텔(Mintel)이 수여하는 '2026 민텔 최고혁신상' 아·태 권역 생활용품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바 있다.
피죤은 실내건조, 베이킹소다, 딥클린으로 구성된 '액츠 퍼펙트' 3종을 리뉴얼하며 9중 맞춤 효소와 3중 소다 성분을 적용해 땀 얼룩과 찌든 때 세척력을 대폭 강화했다. 형광증백제, 파라벤류 등 9가지 유해 화학물질을 첨가하지 않아 안전성을 검증받았고, 잔량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반투명 용기와 인체공학적 그립감을 도입해 사용 편의성까지 함께 개선했다.
라이온코리아가 올해 선보인 하이브리드 캡슐세제 '비트 몬스터 팟 10X삶음파워'는 10중 세척 효소와 베이킹소다를 함유해 황변 얼룩과 찌든 때, 꿉꿉한 냄새 등을 제거한다. 향 지속과 컬러 케어, 세탁조 오염 방지 기능도 갖췄다는 설명이다. 더마테스트 '엑설런트' 인증과 브이라벨 비건 인증을 획득했으며, 중금속·미세플라스틱 등 10가지 화학물질 불검출 등 안전성을 강화했다.
헨켈의 '퍼실 딥클린 파워 마이크로 효소'는 섬유 기공(5~50nm)보다 작은 2~10nm 크기의 파워 마이크로 효소를 적용해 섬유 깊숙이 파고든 땀과 피지 오염을 분해한다. 일반적인 세탁으로 쉽게 제거되지 않는 초미세 얼룩과 악취 유발 잔여물을 효과적으로 분해하며, 독일 특화 탈취 기술을 적용해 장마철 실내건조 시에도 꿉꿉한 냄새 발생을 차단한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탁세제 시장이 기존의 단순 세척력 경쟁에서 '균·악취 제어 및 성분 안전성' 중심의 프리미엄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면서, "최근 1~2인 가구 증가 및 편의성 선호로 비중이 늘고 있는 올인원 구조의 캡슐세제 역시 고기능성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소형 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