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출근한 지 한 달밖에 안 됐는데 얼굴이 눈에 띄게 까매지고 눈까지 자주 피로하네요."
중국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이른바 '사무실 노화(Office Ageing)'를 막기 위한 대책이 SNS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얼굴 전체를 가리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방법부터 사무실 책상 위에 파라솔을 펼쳐두는 진풍경까지 연출되고 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최근 중국 장쑤성에 거주하는 한 여성은 입사 단 한 달 만에 안색이 눈에 띄게 어두워지고 눈의 피로감이 극심해졌다는 글을 SNS에 게시했다. 이 글은 수많은 직장인의 공감을 사며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한 네티즌은 휴가를 보내고 나니 얼굴이 눈에 띄게 밝아졌다고 호소했고, 또 다른 이용자는 사무실에서 지속적으로 간접흡연에 노출되는 상황에 불만을 나타냈다.
일부 직장인들은 아예 사무실 책상에 파라솔을 펴거나 선캡과 얼굴 가리개를 착용하는 등 적극적인 '자체 방어'에 나섰다. 얼굴뿐만 아니라 팔까지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르는 직장인들도 등장했다.
이 같은 현상에는 사무실의 조명 환경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한 조명 디자이너는 사무실에서 직원들의 각성을 유지하고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차가운 색감의 조명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직장인들이 느끼는 피로는 조명 하나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밀폐된 사무실에서 장시간 생활할 경우 건조한 공기와 먼지가 쌓인 환기 시스템,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 등이 눈과 피부, 호흡기 등의 불편감을 키울 수 있다. 장시간 업무에 따른 정신적 피로와 집중력 저하까지 겹치면서 사무실 환경 자체가 직장인의 컨디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의학계에서는 오래전부터 '빌딩증후군(sick building syndrome)'이라는 개념을 제시해 왔다. 이는 특정 건물에 머무르는 동안 두통과 코막힘, 눈·목의 자극, 피부 건조, 피로감,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만 특정 질환이나 명확한 원인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를 일컫는다.
다만 '사무실 노화'라는 표현은 의학적 진단명은 아니다. 직장 생활로 인해 피부가 칙칙해지고 얼굴이 붓거나 눈이 피로해지는 것은 물론, 자세까지 나빠지는 현상을 직장인들이 자조적으로 표현하는 말에 가깝다.
실제로 중국과 해외 소셜미디어에서는 출근 직후와 퇴근 무렵 자신의 모습을 비교하는 게시물도 인기를 끌고 있다. 아침에는 단정한 헤어스타일과 화장, 또렷한 눈빛을 유지하다가 몇 시간 뒤에는 기름진 머리카락과 칙칙해진 피부, 부은 얼굴로 변해 있다는 식이다.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습관도 문제로 꼽힌다. 컴퓨터 화면을 내려다보는 자세가 반복되면서 목이 앞으로 빠지는 이른바 '거북목', 어깨가 둥글게 말리는 '라운드숄더'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업무 중 무의식적으로 인상을 찌푸리는 습관 때문에 얼굴에 주름도 깊어졌다는 주장도 나온다.
네티즌들은 "매일 사무실에서 늙어가고 있다. 회사는 내 노동에 대한 대가를 지급하지만 내 미모와 건강은 누가 책임지느냐", "쾌적한 사무실 환경은 특혜가 아닌 기본 권리", "사람이 일터를 바꿔나가야지, 사무실이라는 칸막이 속 부속품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