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자키=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아직 한국 양궁이 강하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드리고 싶었다."
'2관왕' 이우석의 외침이었다. 이우석은 3일 일본의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다목적광장에서 열린 2026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리커브 남자 개인 결승전에서 일본의 준야 나카니시를 6대2(29-26, 27-27, 29-29, 29-27)로 제압했다. 이우석은 아시안게임 첫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날 열린 남자 단체전에서 김제덕-김우진과 함께 금메달을 합작한 이우석은 개인전 금메달까지 차지했다. 2006년 도하 대회부터 2014년 인천 대회까지 3연패를 이룬 남자 양궁은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2022년 항저우 대회에서는 금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당시 이우석은 자카르타-팔렘방에서 은메달, 항저우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3개 대회만에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우석은 전날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한 후 " 자카르타 때 은메달, 항저우에서 동메달을 땄다. 빈자리가 하나 남았다. 이번 개인전 열심히 준비했고, 어렵게 올라온만큼 꼭 금메달 따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그 약속을 지켰다.
한국 양궁은 당초 이번 대회에 걸린 5개 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가져가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전날 남자 단체전 1개에 그쳤다. 이날 여자 개인전에서 오예진마저 은메달에 머무른 가운데, 이우석이 금메달을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경기 후 만난 이우석은 "우리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 뜻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아 마음이 무거웠다"며 "결승에 올라왔을 때 우리가 준비한 것들을 후회 없이 보여주고 싶었다. 한국 양궁이 여전히 강하다는 걸 증명한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이어 "이전 두 번의 대회 모두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운 경기를 하지 못했다"며 "이번 결승에서는 '내 쏘는 것만 제대로 쏘면 이길 사람은 없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3세트 접전 상황에서는 상대 점수조차 보이지 않을 만큼 내 경기에만 몰입했다"고 돌아봤다.
3년 전 항저우 대회가 끝난 뒤 자신에게 80점을 줬던 그는 이번 대회 활약상에 대해 "스스로 120점을 주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혼자 매대에 섰지만, 단체전 금메달을 함께 만든 김우진(청주시청)과 김제덕(예천군청)은 뒤에서 응원단이자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관중석에서 들려온 '막내' 김제덕의 외침이 결정적인 힘이 됐다. 이우석은 "경기 도중 8점을 쐈을 때 흔들릴 수 있었는데, 누군가 '신경 쓰지 말고 그냥 쏴!'라고 소리치는 걸 들었다. 제덕이의 목소리 같았다"며 "그 순간 마음을 다잡고 '바람 때문이니까 다시 잡고 쏴보자'고 집중할 수 있었다. 목청껏 응원해 준 동료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전했다.
이우석은 11월 늦깎이 결혼식을 앞둔 예비 신랑이자, 3개월 된 아들 '도윤'이의 아빠다. 그는 "4강전과 결승전 내내 속으로 아내와 아들 이름을 계속 되뇌며 경기를 풀어갔다"며 "아내와 '도윤아, 아빠 한 발만 도와줘'라고 마음속으로 외치고 쐈을 때 정말 10점에 맞더라. 아내와 아들이 이번 금메달의 일등 공신"이라고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번 대회 인도, 중국 등 다른 국가들의 도전이 거셌다. 이우석은 한국 양궁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이우석은 "단 한 순간도 쉽게 금메달을 딴 적은 없었다. 여태껏 힘든 과정에서도 금메달을 따왔다"며 "이번에는 그저 운이 없었을 뿐이다. 이런 아픔이 있어야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 우리 선수들에게는 좋은 '영양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아시안게임 개인전 한을 풀어낸 이우석의 시선은 벌써 다음 무대를 향해 있다. 그는 "금메달의 환희는 일본을 떠나기 전까지만 간직하겠다. 한국에 돌아가면 전국체전과 국가대표 선발전이 기다린다. 늘 하던 대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운 마음으로 묵묵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