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일본이 끝까지 행사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대한체육회는 4일 "스포츠클라이밍 금메달리스트 서채현이 폐회식에서 한국 선수단 기수로 태극기를 들고 입장한다"고 밝혔다.
대회 조직위의 발표와는 다른 내용이었다. 앞서 대회 조직위원회는 45개국의 폐회식 기수를 발표하면서 한국 선수단 기수로 스포츠클라이밍 이도현을 발표했다.
조직위의 실수였다. 대한체육회는 서채현을 폐회식 기수로 전달했다. 그러나 대회 조직위는 같은 종목의 이도현으로 잘못 공지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대회 내내 부실 운영으로 지적을 받았다.
시작부터 한국은 황당한 일을 겪었다. 남자 하키 한국과 방글라데시의 경기 직전에는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가 잘못 울려 퍼졌다.
셔틀버스는 엉뚱한 길로 들어가거나 이마저도 아예 오지 않기도 했다.
축구 대표팀은 카타르전이 열린 지난달 15일 축구장이 아닌 야구장을 다녀왔고, 16일 회복 훈련 때는 버스가 오지 않았다.
농구 대표팀은 20일 일본과의 결승을 앞두고 훈련장 이동 차량이 오지 않아 훈련을 하지 못하기도 했다. 또한 28일 배구 대표팀은 조직위원회가 배정한 셔틀버스를 탔지만 훈련장이 있는 이누야마가 아닌 약 1시간 거리에 있는 오카자키 양궁장으로 향하기도 했다. 결국 배구 대표팀도 훈련을 취소했다.
야구 대표팀은 그라운드 사정으로 예정돼 있던 훈련을 진행하지 못하기도 했다.
마지막도 화려한 실수가 나왔다. 3일 축구 결승전에 한국은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땄다. 시상식 말미 애국가가 도요타 스타디움에 울려퍼졌다. 2위 일본, 3위 중국의 국기가 게양돼 올라가야 했다. 그러나 태극기만 올라가지 않았다. 우승팀 국기가 올라가지 않은 채 국가만 울려퍼졌다.
이 외에도 3일 유도 결승전에서는 관중석에 욱일기 응원이 나오기도 했다. 조직위는 지난달 26일 일본-대만 야구 경기를 앞두고 경기장 앞에 욱일기와 대만 국기인 청천백일만지홍기의 반입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을 게시했다가 하루 만에 철거하기도 했다. 오히려 일본 우익 세력 등의 항의가 이어지자 조직위는 욱일기 반입을 금지한 것에 관해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식당 문제, 숙소 문제, 일정 문제 등 곳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유승민 대한체육회 회장은 4일 결산 기자 회견에서 "어제 그 자리(축구 결승전)에 있었다. 아마 이번 대회가 대한체육회가 가장 많이 항의 서한을 보내고 항의를 한 대회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돌아봤다.
앞서 중간 결선 때에는 "전체적인 운영은 F 학점을 주고 싶다"고 일침을 하기도 했다.
한편, 대회 기수를 맡은 서채현은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리드 결승전에서 8명의 선수 중 유일하게 톱(TOP)을 받아 우승을 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남자 콤바인 우승자 천종원 이후 8년 만에 한국 스포츠클라이밍에 금메달을 안기게 됐다.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 여자 선수로는 처음이다.
서채현은 "목표로 했던 리드 금메달과 볼더링 메달을 따서 영광"이라며 "LA 올림픽 선발전을 하는데 코 앞에 있다는 느낌이다. (라이벌인) 모리 아이 선수를 상대했을 때 최근에는 이긴 적보다 질 때가 많았다.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번에 하고 나서 충분히 못 이길 상대는 없다고 생각했다. 꼼꼼하게 보완할 점을 찾아 준비를 한다면 올림픽에서는 리드와 볼더링 종목도 나눠지니 메달을 딸 확률이 높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나고야=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