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그때 메이저리그에 안갔다면 대체 지금 몇승일까. 이런 의미없는 상상도 결론이 궁금해지게 만드는 류현진이다.
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한미 통산 200승 달성에 성공했다. 24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한 그는 6⅔이닝 동안 2실점 호투를 펼치며 선발승을 거뒀다. 자신의 시즌 5승이자 KBO리그 통산 122번째 승리 그리고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합하면 통산 200번째 승리였다.
대단한 성적이다. 류현진은 2013시즌을 앞두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당시 LA 다저스와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빅리그 첫해 14승, 두번째 해 14승으로 돌풍을 일으켰지만 이후 수술을 하게 되면서 적지 않은 공백이 생겼다. 사실상 두 시즌을 통째로 날릴 수밖에 없었다. 이후 복귀하며 다시 승수를 쌓았고, 다저스에서 총 7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4년을 뛰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11년, 재활 기간을 뺀 10시즌 동안 78승(48패 1세이브)의 성적을 기록했다.
2023시즌을 끝으로 메이저리그 생활을 정리한 류현진은 '더 기량이 떨어지기 전에' 한국 복귀를 택했다. 친정팀 한화와 8년 계약을 체결한 류현진은 복귀 시즌 10승, 지난해 9승으로 변함 없는 존재감을 보여줬다.
올해도 다르지 않다. 한화는 외국인 투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지난해 '원투펀치'였던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의 빈 자리를 절실히 느끼고 있다. 여기에 '신흥 에이스' 문동주마저 어깨 수술을 받게 되며 시즌 아웃이 결정됐다. 류현진은 20년전 신인 시절때처럼, 지금도 팀의 선발 로테이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다.
KBO 통산 최다승 기록은 '이글스 레전드' 송진우가 가지고 있다. 사상 최초 200승 돌파에 이어, 통산 210승으로 현역 은퇴했다. 최다승 2위는 아직 현역인 KIA 타이거즈 양현종으로 189승, 3위 역시 현역인 SSG 랜더스 김광현으로 180승이다.
류현진의 경우 메이저리그 커리어 10시즌이 포함된 통산 200승이지만, 리그의 레벨 차이나 환경, 부상 같은 변수 등을 감안했을때 200승 이상의 가치가 있다. 송진우는 해외 진출을 하지 않았었고, 양현종과 김광현은 빅리그 커리어 기간이 류현진보다 훨씬 짧다. 양현종은 2021년 한 시즌을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으로 뛰었고, 빅리그 12경기에 등판했다. 김광현은 2020~2021년 2시즌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메이저리그 통산 10승을 기록한 후 한국에 복귀했다.
양현종과 김광현 역시 당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지 않았다면 이미 200승을 돌파했을 확률이 크지만, 류현진의 경우 무려 10년의 공백이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미 역대 최초 250승 고지를 밟았을 가능성도 있다. 물론 어디까지나 무의미한 상상이지만, 그만큼 류현진이 가지고 있는 압도적 커리어와 실력을 감안한 가정이다.
류현진은 올 시즌 등판한 9경기 중 4번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올해 39세. 이제 불혹에 접어든 나이인만큼 예전만큼의 이닝 소화력까지 요구하기는 힘든 시점이다. 또 어느정도 투구수가 불어나면 체력적으로 지친 기색이 드러나기도 한다.
하지만 더 노련해진 투구 패턴과 천부적인 신구종 장착 능력은 여전히 상대 타자들을 가지고 놀 수 있는 실력으로 이어진다. 올해 한화는 류현진마저 없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낮은 팀 성적을 기록 중이었을 것이다. 최근 4경기 등판에서 3승무패. 그가 가진 위압감을 보여주는 기록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