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13억 금자탑 새겼다! 주인공 허수봉 → '최소 2팀' 사실상 공개 러브콜에도 지킨 의리…치열했던 남자배구 FA 시장 [SC비하인드]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모두가 '최대어'를 바라본 FA 시장이었다. 하지만 그는 밖으로 눈길조차 돌리지 않았다.
남자배구 FA 시장이 26일 마감됐다. 총 3명의 선수가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사령탑끼리의 관계도, 팀간의 눈치싸움도, 여자배구에 비해 좀더 날카롭고 예민하다. 액수가 달라서일까. 치열하게 펼쳐진 이번 FA 시장의 승자로는 '최대어' 허수봉을 눌러앉힌 현대캐피탈에게 시선이 쏠린다.
현대캐피탈은 허수봉과 연간 보수 총액 13억원(연봉 8억원 옵션 5억원)에 3년 계약을 맺었다.
남자배구 역사상 최고 몸값에 '허수봉' 세 글자를 새겼다. 대한항공 한선수가 처음 두자릿수(10억8000만원)의 물꼬를 튼 이래 지난해 KB손해보험 황택의가 12억원(연봉 9억원 옵션 3억원)을 받았고, 허수봉은 이를 뛰어넘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허수봉에게 무조건 최고 대우를 해준다는 방침이었다. 기준점(황택의)보다 높은 금액을 책정했고, 선수도 잔류를 원했다"면서 "5억원은 우승 옵션 이런 건 아니다. 평소처럼 무난하게 한시즌 뛰면 큰 무리없이 다 받을 수 있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남자배구 FA 계약 사례에 비춰볼 때, 보수 총액 13억원 중 5억원(약 38.5%)이라는 옵션은 보기드문 사례임은 분명하다. 소속팀의 고민이 엿보이는 대목.
지금은 현대캐피탈 아닌 허수봉을 상상하기 어렵지만, 신인 드래프트 당시에는 2016~2017시즌 1라운드 3순위로 대한항공의 지명을 받았다. 드래프트 이틀 뒤 미들블로커 진성태와의 맞트레이드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 현대캐피탈이 애지중지 키워온 간판스타다.
지난 시즌 득점 9위(토종 1위), 수많은 외국인 선수를 제치고 공격 종합-후위공격 2위(이상 1위 레오) 오픈 3위, 퀵오픈 8위 등 자타공인 최고의 토종 공격수임을 증명했다. 레오와 함께 현대캐피탈을 챔피언결정전으로 이끈 주역이다. 라이벌인 대한항공 정지석이 시즌 도중 부상으로 빠진 반면 큰 부상없이 매시즌 건강을 증명해온 점도 인상적.
주로 아포짓에 외국인 선수를 배치하는 V-리그 특성상 아웃사이드히터 자리에서 폭발적인 공격력을 보여준다는 점은 타 팀 입장에서 허수봉의 가치를 한층 더 높인 이유다.
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최소 2개팀이 허수봉 영입을 공개적으로 정조준했다. 허수봉이 적극적인 이적 의사를 표했다면 원 소속팀 포함 7팀 모두가 달려드는 상황도 가능했다.
하지만 허수봉은 현대캐피탈을 떠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현대캐피탈과 단독 협상 테이블을 차렸고, '역대 최고 대우'를 보장받은 뒤 FA를 마무리지었다. 그는 FA에 대한 질문에 "잘해서 최대한 높은 액수를 받겠다"라며 각오를 다졌을 뿐, 타 팀 이적 가능성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오는 2027~2028시즌부터 남자부에도 보수 상한제가 도입된다. 세부 내용은 아직이지만, 만약 여자부와 동일하게 '팀 연봉 총액 상한의 20%'로 정해진다면 맥시멈이 10억4200만원이 된다. 다만 기존 계약에 따른 보수는 보장된다. 따라서 규정이 바뀌기 전까지 허수봉의 13억원은 역대 최고 보수로 남을 전망이다.
현대캐피탈은 허수봉과 함께 FA가 된 황승빈도 총액 6억원(옵션 2억원)에 잔류시키며 전력을 유지했다. 이번 FA 시장에 황승빈 외에도 하승우(한국전력) 이민규(OK저축은행) 등 다른 세터들이 나왔지만, 현대캐피탈 측은 "필립 블랑 감독도 황승빈을 최우선으로 원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OK저축은행 원클럽맨이던 이민규가 한국전력으로 이적, 충격을 던졌다. 총액 6억원(옵션 5000만원)에 새 유니폼을 입었다. 한국전력은 기존 세터 하승우와도 3억원(옵션 5000만원)에 재계약했다.
앞서 한국전력은 새롭게 석진욱 신임 감독을 선임했다. 하승우로선 결국 지난 시즌 봄배구 진출 무산으로 인해 스승과도, 주전 및 고액 연봉과도 멀어지는 현실에 직면했다.
주전 세터를 잃은 OK저축은행도 비상이 걸렸다. OK저축은행은 한국전력 측과 따로 만남도 가졌지만,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남아있는 박태성(25) 박인우(23)로 시즌을 치르기는 역부족이라는게 배구계의 시선이다. 지난 두 시즌처럼 귀중한 아시아쿼터를 또 세터에 쓸지, 젊은 세터진의 육성에 올인할지, 또는 신영철 감독 특유의 초대형 트레이드가 터질지 관심거리다.
일단 한국전력의 보호선수 명단을 확인한 뒤 행보가 이뤄질 예정이다. 반면 OK저축은행은 FA로 리베로 김도훈을 영입, 주전급 리베로만 3명이 됐다. OK저축은행 측은 정성현(35) 부용찬(37) 모두 나이가 있어 미래를 도모했다는 입장이지만, 그 속내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조재영 유광우) 우리카드(박진우 오재성 이상현 김영준) 삼성화재(김우진 이상욱)는 모두 내부 FA 전원을 잔류시켰다. 이제 아시아쿼터와 외국인 선수를 두고 치열한 머리싸움을 펼칠 차례다. 남자배구 7개팀은 아시아쿼터 확대(2명)를 두고도 치열하게 논의중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2026-04-28 07:1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