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이정후의 소속팀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일부 선수들의 돌발 행동에 발칵 뒤집어졌다.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각) 홈구장 오라클파크에서 펼쳐진 시카고 컵스전이 발단이 됐다. 이날 경기는 샌프란시스코 구단이 '프라이드 나이트'로 명명한 경기였다. 성소수자 공동체 구성원들을 인정하고 연대한다는 뜻을 담아 구단 모자에 새겨진 로고를 기존 오렌지색이 아닌 무지개색으로 칠해 선수들에게 쓰게 했다.
그런데 이날 마운드에 오른 투수들이 모자에 새긴 글귀가 논란이 됐다. 선발 랜든 루프는 무지개색 모자 한켠에 성경 구절을 작게 적은 게 포착된 것. 뒤이어 등판한 J.T. 브루베이커 역시 루프와 마찬가지 성경 구절을 적은 모자를 착용하고 마운드에 올랐다. 샘 헨트게스는 무지개 모자를 아예 착용하지 않았고, 라이언 워커는 루프, 브루베이커처럼 전면이 아닌 측면에 성경 구절을 적은 모자를 착용했다. 미국 매체 SB네이션은 '이들이 적은 건 성소수자 반대자들이 흔히 인용하는 성경 구절'이라고 지적했다.
루프는 경기 후 KNBR과의 인터뷰에서 무지개 모자에 성경 구절을 적은 이유에 대해 "어떠한 감정도 없다. 나는 믿음과 확고한 신념이 있다. 다행히 우리는 원하는 걸 믿을 자유가 있는 나라에 살고 있다"고 답했다. 만약 누군가 그 구절을 공동체(성소수자)에 대한 모욕으로 받아들이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물음에는 "성경을 읽어보라고 권하겠다. 하나님께선 내게 많은 축복을 주셨다. 그 분이 아니었다면 나는 이 자리에 설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이 말씀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하신 언약과 약속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TV로 샌프란시스코 투수들의 모습을 지켜 본 샌프란시스코 일부 팬들은 공분하는 분위기다. SB네이션은 '시즌권 갱신을 포기하는 팬들도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성명을 내고 "일부 선수들의 선택이 많은 분께 고통과 분노를 안겨드렸음을 잘 알고 있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하지만 이런 선택이 모두를 위한 포용과 소속감, 편안한 환경 조성에 대한 구단의 노력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ESPN은 16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해당 선수들에게 규정 위반에 대한 경고 조치를 내렸다'고 전했다. 메이저리그 측은 '모자에 적힌 문구는 리그 규정 위반'이라며 '통상 절차에 따라 선수들에게 규정 위반에 대해 경고했다'고 밝혔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