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게 다행' 은퇴식도 계획하고 있었는데...그렇게 원하던 400도루 3개 남기고, 역대 최악의 불명예 퇴진
[고척=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은퇴식도 계획하고 있었는데..."
충격적인 사고가 터졌다. '악바리'의 대명사, '용규놀이'의 창시자 키움 히어로즈 이용규 플레잉 코치가 믿기 힘든 음주운전 사고를 낸 것이다.
이 코치는 12일 새벽 술을 마시고 차를 몰고 귀가하다 일반인 차량과 경찰차까지 들이받는 충격적 사고를 냈다. 목격담, 현장 사진 등이 알려졌는데 차가 크게 손상돼 크게 다치지 않은 게 다행일 정도였다는 후문. 실제 이용규의 사고 상황을 보도한 뉴스를 보면, 운전석쪽이 다 크게 찌그러져있고 에어백이 모두 터져있는 상태였다. 상대 실수도 아니고, 이용규가 신호를 위반하고 사고를 냈으니, 더욱 치명적이다.
이 코치는 2004년 LG 트윈스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후, KIA 타이거즈로 트레이드 되고 전성기를 꽃피우기 시작했다. 엄청난 컨택트 능력을 바탕으로 투수들을 괴롭혀 '용규 놀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리그 최강 1번타자, 중견수로 자리매김했다.
2014년 한화 이글스로 이적하며 FA 대박도 터뜨렸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2020 시즌 후 한화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다행히 키움이 이용규를 품었다. 이용규는 키움에서 선수로서 엄청난 경기력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리더 역할을 했고 플레잉 코치 보직까지 부여받았다. 한 시즌 50경기, 60경기 출전에 그치며 다른 선수라면 많은 나이에 은퇴했어야 했지만 이용규는 계속해서 기회를 받았다. 올해는 김태완 코치 사임 후 타격 코치로 전격 선임되기도 했다.
올시즌을 끝으로 플레잉 코치 직함을 뗄 것처럼 보였다. 이대로 간다면 내년에 정식 타격코치로 활약할 게 분명했다. 키움은 젊은 선수들 사이 리더십을 발휘하며 팀을 이끌어준 이용규의 공을 인정해 시즌 말 은퇴식도 계획하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게 날아갔다. 이용규는 사고 직후 구단에 프로 생활을 마무리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고, 구단도 이를 수용했다. 음주운전을 하고 복귀하는 선수, 코치들도 있지만 이용규의 사고는 도저히 '쉴드 불가' 수준의 핵폭탄급 사고였다.
통산 2140개의 안타를 친 이용규는 통산 도루가 397개였다. 플레잉 코치로 제한된 기회 속에서도 도루 기회가 있으면 뛰었다. 플레잉 코치를 하는 내내 400도루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 도루 기록이 딱 3개 남았는데, 한 순간 판단 실수가 모든 걸 망쳐버렸다. 2000안타 이상을 친 레전드 선수가, 역대 최악의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됐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2026-06-13 00: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