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립서비스를 하면서 좋아졌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차상현 여자배구대표팀 감독은 20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회관 신관에서 열린 국가대표팀 기자회견에서 여자 배구의 국제 경쟁력 현실을 냉정히 짚었다.
여자배구 대표팀은 2023년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5위에 머무르며 메달 획득이 불발됐다. 금메달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없다.
세계 순위는 40위로 그쳤고, 아시아 국가에서도 일본(5위) 중국(6위) 태국(18위) 베트남(28위) 카자흐스탄(35위) 대만(37위)에 이은 7위에 머무르고 있다.
김연경과 같은 세계 수준의 선수도 없어 미래가 마냥 밝다고는 할 수 없다. 차 감독은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도약하는냐, 머무르느냐의 갈림길에 있다. 물러날 수 없는 끝자락에 있다. 도전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정호영 문정원 육서영 박은서 등 부상과 구단 문제로 아직 합류하지 못한 선수가 있다고는 하지만, 냉정하게 전력 면에서도 좋지는 않다.
차 감독은 "14명의 선수가 있는데 팀에서 베스트로 뛴 선수가 3분의 1 정도고 20점 이후 상황에서 점유율을 10% 이상 가지고 가는 선수는 없다. 그 부분이 나에게는 가장 큰 고민이다. 아웃사이드 히터나 아포짓 스파이커 등 주 공격수와 미팅을 했을 때 책임감 있는 모습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차 감독은 이어 '시스템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차 감독은 "100%라는 점유율이 있으면 국내 리그에서는 외국인선수 두 명이 60% 이상의 점유율을 가지고 간다. 국내 선수들은 훈련이 되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며 "한국 여자 배구의 큰 숙제가 아닌가 싶다. 립서비스를 하면서 좋아졌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시간이 필요하다. 선수들이 경기를 통해서 경험이 있어야만 자신감도 생긴다"고 이야기했다.
해법도 제안했다. 차 감독은 "국내 선수들이 성장이 필요하다는 건 배구인과 팬 모두 알고 있다.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선수는 경기를 뛰어야 한다. 경기를 뛰지 않고는 성장이 없다"라며 "현재 리그가 6라운드인데 외국인 선수를 다 빼기에는 팬들의 눈높이도 높아진 만큼 어렵다. 다만,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이 있는 해에는 국내 선수의 성장이 필요하다면 1~3라운드 정도는 기존대로 하고 4~6라운드는 국내 선수만 뛰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꼭 3라운드가 아니어도 된다. 에이스 선수가 본인이 책임지지 않으면 경기를 이길 수 없다는 걸 알아야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자 배구대표팀은 오는 6월6일부터 14일까지 필리핀 캔돈에서 하는 AVC컵 참가한 뒤 7월23일부터 26일까지 충북 제천에서 한국-인도네시아 여자배구 국가대표 평가전을 진행한다. 8월11일부터 16일까지 동아시아여자선수권대회를 치른 뒤 8월21일부터 30일까지 LA 올림픽과 FIVB 월드컵 출전권이 걸린 아시아여자선수권대회에 참가한다. 9월에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메달 획득에 도전, '아시아 배구 강호'로서의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