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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프로농구판에서 LG 세이커스는 '비운의 팀'이라고 말한다. 이유가 있다.
결국 지금까지 왔다. 올 시즌 LG는 새로운 변화가 생겼다. FA 문태종의 영입과 김시래의 가세는 그럴 수 있었다. 여기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고대하던 신인드래프트 1순위 김종규를 영입했다. LG의 '토종빅맨 흑역사'가 걷히는 순간이었다.
시즌 전 전문가들의 전망도 다르지 않았다. "모비스, SK, KGC(오세근 김태술이 건강하게 돌아온다는 전제)의 3강에 LG는 최고의 다크호스"라고 했다. LG에 대한 의견은 분분했다.
김종규의 공격 테크닉이 좋지 않다는 변수. 문태종 김시래 등 세 명의 주전이 바뀐 상황에서 조직력의 문제가 두번째 변수였다.
그런데 LG는 예상보다 잘한다. 11일 오리온스를 연장 접전 끝에 물리치고 1496일 만에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확실히 의미가 있다. 다크호스에서 우승후보로 변하는 전환점을 마련한 듯한 모습이다.
이유가 있다. 기본적으로 '이기는 농구'를 한다. 김종규의 '보이지 않는 효과'가 크다. 그는 착실히 자신의 임무를 120% 수행하고 있다. 뛰어난 높이를 수비와 리바운드에 모두 퍼붓고 있다. 9.3득점, 5.7리바운드로 기록은 그리 파괴적이진 않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수비와 리바운드, 그리고 골밑 장악력을 가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LG는 이기는 농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김종규만으로 LG의 초상승세를 설명할 수 없다. 김종규는 기본적으로 팀을 '딜레마'에 빠뜨리기 쉬운 타입이다. 공격루트가 단순하고, 테크닉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즉 공격 쪽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약점들을 문태종과 김시래 등이 메워주고 있다. 이들이 존재하면서 팀내에서 김종규의 공격옵션 순위도가 높지 않다. 자연스럽게 김종규는 수비에 더욱 집중할 수 있고, 이런 효과를 외곽의 문태종 김시래 등이 누린다. 상호보완적인 선순환 효과다. 게다가 앞으로 LG는 더욱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김영환과 기승호의 포워드진, 박래훈 유병훈의 젊은 가드진이 경기를 치를수록 김종규와 함께 더욱 좋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LG가 단독 선두에 오른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번째는 LG가 잘했기 때문이다. 새롭게 손발을 맞추는 선수들이 조직력을 잘 맞췄다. 두번째 이유는 외부에 있다. 아직까지 모비스와 SK,그리고 오리온스와 KGC 등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100%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주전들의 잔부상과 조직력의 부재 때문이다. 당연히 이들은 경기를 치를수록 더욱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절체절명의 플레이오프다. 이런 기세라면 LG는 6강 플레이오프에 올라갈 공산이 크다. 하지만 진정한 강팀은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에서 두 얼굴을 가진다. 한마디로 전력을 다하는 플레이오프에서는 전력 자체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경우가 많다. 동부가 그랬고, KGC가 그랬고, 모비스가 그랬다. 그런 팀들이 100% 전력을 갖췄을 때 LG의 대처가 가장 중요하다. 현재 LG는 여전히 세부적인 약점이 있다. 수비에서는 별다른 아킬레스건이 없다. 문제는 공격이다. 11일 오리온스와의 4쿼터 막판 단적으로 보여줬다. 승부처에서 LG의 공격루트가 매우 단순해졌다. 김시래와 센터간의 2대2, 혹은 문태종이 옵션이었다.(김종규가 5반칙으로 빠졌지만, 세트 오펜스에서 그렇게 큰 영향을 주진 않는다) 단순한 공격루트는 플레이오프에서 딱 좋은 먹잇감. 게다가 빡빡한 스케줄에서 문태종의 체력적인 부분도 보완해야 한다. 두 가지 문제해법은 김영환과 기승호가 열쇠를 쥐고 있다.
LG는 예전과 다른 매우 인상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숙제는 많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