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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첩첩산중, 산 넘어 산이다.
그러나 모든 기대는 '일장춘몽'으로 끝나버렸다. 박신자컵 활약으로 기대를 모았던 구 슬, 진 안, 노현지 등 국내 선수들은 정규시즌이 개막하자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실망을 샀다. 또한 조은주 로이드 이경은 등 간판 선수들이 차례대로 부상을 입어 시즌 아웃됐다. 상황이 이러니 분발을 하려해도 '비빌 언덕' 자체가 없었다. '불운의 집합체'였다고 볼 수 있다. 9일 현재 4승15패로 리그 최하위에 떨어진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런 상황에 김 감독이 모든 책임을 혼자 지고 사퇴한 것은 어떤 면에서는 이해가 된다. 팀을 이끌어가는 입장에서 일련의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김 감독이 떠난 이후의 상황이 더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미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마당에 수장마저 떠나면 KDB생명이 어떤 결과를 얻을 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때문에 김 감독의 자진 사퇴가 아쉬운 면도 크다.
그럼에도 프로로서 남은 시즌에 팬들을 위한 유의미한 모습을 보여줘야 할 의무는 남아 있다. 우선은 팀이 기록한 역대 최저승률 기록만큼은 피해야 한다. 2014~2015시즌에 6승29패로 기록한 1할7푼1리 만큼은 넘어야 한다. 그리 먼 목표는 아니다. 현재 승률(0.211)을 유지한다면 계산상 3승 정도는 더 거둘 수 있고, 이러면 일단 불명예는 벗어난다. 구단에서는 박 감독대행에게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 또한 선수들 역시 감독 사퇴의 현실을 채찍으로 삼고 심기일전해야 한다. 그래야 프로팀으로서 최소한의 자존심은 세울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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