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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집착도 병이다.
장백희(장미희)는 반지를 탐내지 말라고 경고했지만 샤론의 질투는 멈추지 않았다. 정해라와 몸싸움까지 벌이며 집착을 보였다. 문수호는 그런 샤론에게 게스트하우스에서 나가줄 것을 부탁했지만, 샤론은 정해라의 은반지를 훔쳐 모조품을 만들고, 진짜 은반지는 녹여 은장도 칼날로 만들어 달라고 했다. 그 은장도로 정해라를 죽일 계획을 세운 것.
물론 샤론의 질투와 집착에도 이유는 있다. 그토록 갈망했던 문수호의 사랑을 받지 못한 과거의 상처로 성격이 완전히 뒤틀려버렸다는 건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이 사실은 정해라의 것이었다는 걸 알고도 어떠한 반성도 없이 끊임없는 악행을 저지르는 모습은 보는 이들을 질리게 만들었다.
대신 도를 넘은 샤론의 집착과 질투, 이기심 가득한 행보만 주구장창 보여주면서 보는 이들의 속을 갑갑하게 만들고 있다. 물론 샤론의 존재감과 그 캐릭터를 풀어내는 서지혜의 연기는 강력하다. 그리고 이것이 극 초중반 시청률과 화제성을 잡는 원동력이 되어주기도 했다. 그러나 그 인기에 기대 메인스토리와 캐릭터 비중이 흔들리다 보니 극은 갈 길을 잃고 표류하는 느낌을 주고 있다.
더욱이 17일부터는 SBS '이판사판' 후속작인 '리턴'이 스타트를 끊었다. '리턴'은 고현정을 필두로 한 봉태규 한은정 신성록 등 배우들의 열연과 자극적이지만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첫 방송부터 호평을 이끌어냈다. 이런 상황에서 '흑기사'가 지금과 같이 지지부진한 전개를 이어가다가는 언제든 시청률 1위 자리를 빼앗길 수도 있는 노릇이다. 실제로 17일 방송분 시청률을 살펴보면 '흑기사'의 아성도 위태롭다. 이날 방송된 '흑기사'는 7.9%(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동시간대 방송된 '리턴'은 6.7%, 8.5%의 시청률을 보였다. 물론 평균 시청률로 따지면 '흑기사'가 근소하게 앞섰지만, '리턴'의 2부 시청률은 '흑기사'를 넘어선 만큼 시청률 왕좌를 담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제는 '흑샤론'에 기댄 미저리 고구마 전개가 아닌, '흑기사'의 사이다 전개가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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