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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폴란드로 간 아이들' 감독 추상미가 보듬은 한국전쟁의 상처(종합)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8-10-15 15:56


영화 '폴란드로 간 아이들'의 언론시사회가 15일 오후 서울 CGV용산에서 열렸다.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추상미 감독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폴란드로 간 아이들'는
1951년 북한에서 폴란드로 보낸 1500명의 6·25 전쟁 고아와 폴란드 교사들의 아주 특별한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10.15/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상처와 시련이 선하게 사용되길 바란다"

1951년 북한에서 폴란드로 보낸 1500명의 6·25 전쟁 고아와 폴란드 교사들의 아주 특별한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폴란드로 간 아이들'(추상미 감독, 보아스 필름). 15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폴란드로 간 아이들'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지난 13일 페막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다큐멘터리 쇼케이스 부문 공식 초청돼 공개된 후 호평을 이끌고 있는 '폴란드로 간 아이들'은 배우 추상미가 메가폰을 잡아 화제를 모은 작품. 추상미는 영화 '접속', '생활의 발견', '누구나 비밀은 있다', '열세살, 수아' 등을 통해 실력파 배우로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은 물론 단편 영화 '분장실', '영향 아래의 여자'를 연출하며 감독으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한 바 있다.

한국 전쟁 중 북한이 비밀리에 폴란드로 1500명의 한국전쟁 고아를 보내고 다시 송환하기까지의 실화를 담은 영화는 역사에 기록되지 않았던 아이들의 8년간 발자취를 보여주며 한국 전쟁이 가져다 준 비극과 상처, 이를 사랑으로 품어준 폴란드 선생님의 진심을 담아 이념과 사상, 국경, 계층, 세대를 뛰어넘는 평화의 메시지를 선사한다. 극중에서 보여주는 추상미 감독과 탈북 소녀 이송이 함께 하는 여정은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하는 과정을 거쳐 치유와 회복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남북관계가 급변하는 이 시대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영화 '폴란드로 간 아이들'의 언론시사회가 15일 오후 서울 CGV용산에서 열렸다.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추상미 감독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폴란드로 간 아이들'는
1951년 북한에서 폴란드로 보낸 1500명의 6·25 전쟁 고아와 폴란드 교사들의 아주 특별한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10.15/
이날 추상미는 연출 계기에 대해 "제가 감독이 된 계기는 딱히 특별한 게 있었던 건 아니고 영화 연출은 오래된 꿈이었다. 하지만 실천에 옮기긴 쉽지 않았다. 2008년도에 쉬면서 출산을 하면서 대학에 입학해 영화를 공부하면서 단편 영화를 연출했다. 그러다가 장편 소재를 찾던 와중에 출판사를 하는 지인을 만났다가 이 이야기를 접하고 연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연기와 연출의 차이에 대해 "모든 에술 분야의 본질은 같다"고 운을 뗀 뒤 "어떤 작품에 주제가 있고 해석해야 하고 분석해야 하고 결과물을 내야 한다. 그런데 배우로 임했을 때는 세상과 분리된 느낌이었다. 내면에 더 몰두하고 역할에 몰두하기 위해 혼자하는 시간이 많았다. 그런데 감독으로서는 세상에 열려있고 세상을 보는 시각이 열여 있어야 하고 소통해야 하고 이슈에 민감해야 되더라. 세상과 분리되지 않고 타인과 내가 연결됐구나라는 느낌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극영화 '그루터기'를 준비하는 과정 중 다큐멘터리 '폴란드로 간 아이들'을 만들게 된 추상미. 그는 "사실 처음에는 극 영화로 준비했다. 시나리오는 3고 정도 완성됐다. 시나리오를 완성하기 위해 취재를 위해 폴란드로 가게 됐다. 그런데 이 폴란드 선생님들의 나이가 거의 90세이다. 이 분들이 돌아가실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리고 이 이야기를 기록으로 만드는게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사전 다큐멘터리를 제작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제 극영화 '그루터기'를 준비하면서 담기로 했다. 아마 극 영화는 아이들이 주인공이 될 거능성이 좋다. 그리고 상처가 중요한 이슈다. 그렇지만 이 작품은 폴란드 선생님에 더 집중이 돼 있다. 극 영화는 분단의 상황을 더 다루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영화의 개봉 이후 실제 북한 아이들의 근황을 들은 게 있냐는 질문에 그는 "(아이들 중에) 북한으로 돌라가서 폴란드어와 러시아어에 능통했기 때문에 엘리트그룹을 형성했다. 폴란드의 대사나 영사가 되시거나 폴라드어과 교수가 되신 분들도 있더라. 그건 원래 알고 있던 부분인데, 최근에 이 영화가 개봉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니까 모 방송사에서 방송용 다큐로 취재하고 싶다고 하더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그 과정에서 그 방송국 분들이 수소문을 하셨는데 그 분들이 밝혀낸 탈북민이 계시더라. 그런데 작년에 간암으로 돌아가셨다고 하더라. 그런데 이분이 아드님과 두분이 살았는데, 돌아가시기 전에 폴란드 이민을 준비하셨다더라. 그얘기를 듣고 폴란드에서 사랑 받았던 때를 그리워하셨구나 싶더라. 고향이라는게 내가 사랑받은 기억이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리고 또 어떤 관객분이 아버지가 폴란드 전쟁고아 출신이라고 연락을 해주시기도 했다. 여러분들의 소식이 영화가 개봉하고 나면 더 많이 들릴거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영화 '폴란드로 간 아이들'의 언론시사회가 15일 오후 서울 CGV용산에서 열렸다.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추상미 감독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폴란드로 간 아이들'는
1951년 북한에서 폴란드로 보낸 1500명의 6·25 전쟁 고아와 폴란드 교사들의 아주 특별한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10.15/
또한 최근 남북 평화 분위기에 대해 추 감독은 "촬영 할때는 남북 회담이나 평화 기류는 전혀 없었다. 촬영때는 그런 사회적 이슈보다는 개인적 이슈가 더 컸다. 당시 우울증이 있었다. 촬영하면서 개인적인 우울증이 극복이 됐다. 우울증이 우리 아이들에 과도한 집착으로 바뀌었는데 그 관심이 세상의 아이들 고아들에게 바뀌면서 극복하게 됐다. 정말 감사한 여정이었다. 모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성이 세상을 향해 발휘될 때 얼마나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 우리의 개인의 상처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시국은 정말 놀라운 시국이다. 2년 전에는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가 으르렁 거릴때는 이영화를 못내는거 아닌가라는 생각도 했다. 정말 기다림의 연속이어쓴데 마침내 영화가 세상에 내보이기 좋은 시기가 온 것 같아 다행이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추상미는 영화를 통해 "상처를 새롭게 조명하는 것"이 영화의 목표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폴란드 선생님이 상처가 한국의 아이들을 품었던 것처럼. 우리는 우리의 상처가 어떻게 표현돼 왔는가 싶더라. 상처가 증오를 하고 새로운 프레임고 이데올로기로 만들지 않았나. 상처가 새로운 것들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 상처와 시련이 선하게 사용되길 바랄 뿐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폴란드로 간 아이들'은 10월 31일 개봉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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