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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1학년인데 벌써 가슴이…" 성조숙증 5년간 30% 증가, 치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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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출처=언스플래쉬
자료사진 출처=언스플래쉬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최근 성조숙증 진단을 받은 아이들이 꾸준히 증가해 보호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국내 성조숙증 진료 인원은 2020년 17만 2277명에서 2024년 22만 4711명으로 5년간 약 30.4% 증가했다.

성조숙증 특성상 여전히 9세 이하 환자 비중이 높지만, 주목할 변화는 10~15세 역시 같은 기간 74.3% 급증했다는 점이다. 이는 성조숙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조기에 의료기관을 찾는 사례가 늘어남과 동시에, 진단 이후에도 성장 과정을 꾸준히 관리하며 장기간 진료를 이어가는 경향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양대학교 교육협력병원 센트럴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일수 부원장은 "과거에는 '살이 키로 간다'며 잘 먹고 빨리 크는 것을 반기는 분위기였지만, 최근에는 영양 과잉과 소아 비만이 성조숙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며 "또래보다 성장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거나 이른 신체 변화가 나타난다면 현재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조숙증, 성장판 조기에 닫혀 최종 성인 키 오히려 감소

성조숙증은 여아 만 8세 이전, 남아 만 9세 이전에 2차 성징이 시작되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또래보다 빠른 키 성장과 조기 2차 성징으로, 여아는 유방 발달이나 초경이 이르게 나타날 수 있고 남아는 고환 크기 증가나 음경 발달이 먼저 관찰되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도 체모 증가, 체취 변화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초기에는 키가 커 보이기 때문에 보호자 입장에서는 성장에 유리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사춘기가 지나치게 빨리 진행되면 성장판이 조기에 닫히면서 최종 성인 키가 오히려 감소할 수 있다. 또한 조기 초경에 따른 심리적 스트레스와 비만, 인슐린 저항성 등 대사적 변화와의 연관성도 보고되고 있어 단순 성장 문제를 넘어 장기적인 건강 관리가 필요한 질환으로 본다.

다만 겉으로 보이는 변화만으로 성조숙증 여부를 단정 짓기는 어렵다. 실제로는 사춘기 축이 조기에 활성화되는 '진성 성조숙증' 외에도 호르몬 자극없이 난소와 부신의 이상으로 나타나는 '가성 성조숙증'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호자의 자가 판단보다는 전문의 진료를 통해 실제 성조숙증 여부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조숙증 검사, 언제 받아야 할까?

성조숙증 진단은 출생력과 성장 속도, 부모 키(MPH) 등을 확인하는 기본 평가에서 시작된다. 이후 골연령 X-ray를 통해 현재 뼈 성숙도가 실제 나이보다 얼마나 앞서 있는지 확인하고, 혈액검사와 GnRH 자극검사를 통해 실제 사춘기 축이 활성화된 상태인지를 평가한다.

이 가운데 GnRH(성선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 자극검사는 성조숙증 확진을 위한 핵심 검사로, 자극제를 투여한 뒤 몸의 반응을 반복 측정해 실제로 사춘기가 시작된 상태인지 확인한다. 또한 성선 초음파를 통해 자궁·난소 또는 고환의 발달 상태 및 구조적 이상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 시 뇌 MRI 검사를 시행해 내분비 질환이나 중추신경계 이상 여부를 확인하기도 한다.

다만 평균보다 키가 크거나 이른 신체 변화가 있다고 해서 모두 치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유전적으로 부모의 키가 크거나 성장 속도가 빠른 경우도 많기 때문에, 치료 여부는 성장판 상태, 예측 성인 키 감소 가능성, 사춘기 진행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정한다. 따라서 현재 키 자체보다는 ▲최근 6~12개월 사이 키가 급격히 자란 경우 ▲또래보다 사춘기 변화가 빠르게 나타나는 경우 ▲성장판 조기 폐쇄가 우려되는 경우 전문가와 상담하여 정밀 검사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료와 생활습관 관리 병행 중요

성조숙증의 치료는 사춘기 진행 속도를 또래 성장 흐름에 맞춰 조절해 아이가 충분히 성장할 시간을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다. 대표적인 치료법인 GnRH 억제 주사는 성장판이 많이 닫히기 전에 시작할수록 최종 키 성장 측면에서 더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치료 기간은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개인마다 다르며, 치료 중에는 3~6개월 간격으로 성장 경과와 골연령 변화를 지속적으로 확인한다. 필요 시 성장호르몬 치료를 병행해 최종 키 성장을 보완하기도 한다.

치료와 더불어 생활 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특히 소아 비만은 성호르몬 변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균형 잡힌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체중 관리가 중요하다. 또한 수면 부족이나 고열량·고당분 식습관,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 등은 성장과 호르몬 균형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올바른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김일수 부원장은 "성조숙증 치료는 단순히 사춘기를 늦추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성장 시기에 맞춰 건강하게 발달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라며 "치료를 시작했다면 성장판이 닫힐 때까지 정기적으로 경과를 확인하며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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