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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 타격왕 유민상, "눈도장 받을 기회는 지금뿐"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1-18 16:52 | 최종수정 2018-01-18 20:51


◇지난해 11월말 2차 드래프트로 KIA 타이거즈에 합류한 내야수 유민상이 18일 광주월드컵 경기장에서 진행된 선수단 체력테스트에서 전력 질주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눈도장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잖아요."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은 지난해 건너 뛰었던 선수단 체력테스트를 올해 전격 부활시켰다. 여러 의미가 담긴 조치다. 지난해 통합 우승의 기쁨으로 인해 다소 느슨해졌을 지도 모르는 선수들에게 긴장감을 심어주는 동시에 3월24일로 앞당겨진 정규리그 개막에 대비해 미리 몸을 잘 만들어놓으라는 메시지도 담겨 있다. 인바디 측정을 통한 신체 상태 분석과 50m 단거리 전력 질주, 그리고 4㎞의 장거리 러닝으로 이뤄져 있다.

이런 체력테스트는 어떤 선수에게는 '끔찍한 난관'이지만, 또 어떤 선수에게는 '기다렸던 무대'이기도 하다. 비시즌 동안 몸관리를 제대로 못한 선수는 이 결과로 인해 자칫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몸관리를 철저히 해 온 선수는 그간의 성과를 코칭스태프에게 자랑스럽게 내세울 수 있는 기회다.

지난해 11월22일 2차 드래프트로 KIA 유니폼을 입게 된 유민상에게 이날의 체력테스트는 '기다렸던 무대'였다. 아예 미리부터 작정하고 나왔다. 유민상은 "솔직히 감독님이나 1군 코치님들께서 나에 대해 잘 모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2군 선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 좋은 기록을 남기면 나에 대해 관심을 가져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테스트에 임한 소감을 밝혔다.

실제로 그는 이날 50m 전력질주와 4㎞러닝에서 각각 6초34와 18분01초를 기록했다. 이는 이날 참가한 60여명의 1·2군 선수들을 통틀어서도 톱클래스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유민상은 "드래프트 이후 퍼스널 트레이닝을 계속 받아왔다. 원래 늘 해오던 것이지만, 이번에는 유연성과 근육의 순발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체지방을 중점으로 감량도 동시에 진행해 인바디 측정에서 체지방률 16%를 받았다"고 밝혔다.

유민상은 이번 체력테스트를 전략적으로 준비했다. 이유는 새 팀에서 보다 많은 기회를 얻어내기 위해서다. 그는 지난해 kt 위즈 소속으로 퓨처스리그 남부리그에서 67경기에 나와 타율 3할6푼7리(207타수 76안타)로 2군 타격왕까지 받은 인물이다. 타격만큼은 정말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kt에서는 1군 진입 기회를 좀처럼 얻지 못했다. 그 한을 KIA에서 마음껏 풀어내고 싶다는 각오가 뜨겁다.

남다른 각오로 체력테스트를 마친 유민상은 "새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비록 내가 2군에 오래 있어서 김기태 감독님은 잘 못 보셨겠지만, 작년까지 KIA 2군 감독을 맡았던 정회열 수석코치님은 아마 내 모습을 기억하실 것 같다. 이번 체력테스트에서 상위권 기록을 낸다면 분명 감독님도 나를 돌아봐 주시지 않을까 기대한다"는 소망을 밝혔다. 결국 기회는 준비한 사람에게 찾아오는 법이다. 묵묵히 스스로를 단련해 온 유민상이 KIA에서 좀 더 많은 기회를 얻길 기대한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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