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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디션 관리도 실력이다!
더위도 더위지만, 장마철 비가 내리는 것도 힘들다. 태풍도 경기를 방해한다. 비가 오면 쉬니 무조건 좋다고 오해할 수 있는데 경기를 했다, 안했다 하면 리듬이 끊겨 경기 감각을 잃기 십상이다. 팀 입장에서도 선발 로테이션이 꼬이는 등 불편함이 많다.
지난달 28일 경기를 치르지 못한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과 KT 위즈 김진욱 감독은 모두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었다. 이미 26일 경기를 비로 하지 못했던 양팀이기에, 3연전 중 2경기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달갑지 않았다. 더군다나 KT 입장에서는 더스틴 니퍼트에게 휴식일을 하루 더 주면서까지 이 경기에 선발 등판 일정을 맞췄는데, 비로 하루가 밀리는 자체가 아쉬웠다.
다음날 비가 확실하다고 하면 아무래도 선수들의 마음이 풀리기 마련. 최근에는 선수들이 몸관리를 워낙 철저히 해 이런 일이 많지 않지만 경기를 안한다는 판단에 동료, 지인들과 술도 한 잔 하고 평소 즐기지 못했던 취미 생활에 시간을 쏟는 선수들도 나온다. 그랬다가 갑자기 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 되면 골치가 아프다. 선발투수들도 마음을 다잡기 어렵다. 선발투수들은 그 날 경기 등판을 위해 며칠 전부터 다양한 루틴으로 경기 준비를 하는데 '내일 경기를 할까, 안할까'를 생각하다가 그 준비 과정 자체가 꼬일 수 있다.
지금 쉴 때 좋을 수도 있지만, 경기가 많이 밀리면 마지막 순위 싸움 경기 일정에서 이득을 보는 팀과 손해를 보는 팀들이 꼭 생긴다. 그래서 감독들은 "너무 많이 취소되는 것도 결코 좋지는 않다. 팀이 하락세일 때 한 번씩 취소되는 게 딱 좋다"고 입을 모은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