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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등판 때보다는 조금 더 안정화된 모습이 나타났다. 넥센 히어로즈 외국인 선발 투수 에릭 해커가 두 번째 선발 등판에서 5이닝을 버티며 승리요건까지 갖추고 내려갔다.
1회초 1사 후 2번 노진혁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았지만, 나성범과 스크럭스를 연속 삼진으로 처리하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다만 신중함을 유지하느라 투구수가 20개나 됐다. 이런 패턴이 계속 이어졌다. 2회에도 4명의 타자를 상대로 22구를 던졌다. 첫 상대인 김성욱을 삼진으로 잡은 뒤 최준석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권희동과 윤수강을 유격수 뜬공과 삼진으로 잡았다.
3회는 비교적 간단히 마쳤다. 2사 후 2번 김찬형에게 초구에 우전안타를 맞았지만, 나성범 타석 때 견제구로 1구에서 떨어져 있던 김찬형을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해커는 지난 10일 SK전 때도 견제구로 아웃카운트를 잡은 적이 있다. 2경기 연속 견제사. 3회에는 11구 밖에 던지지 않았다.
5회에도 역시 위기였다. 투구수가 60개를 넘어간 시점부터 제구가 눈에 띄게 흔들리던 해커는 5회 선두타자 윤수강에게 불카운트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손시헌의 희생번트와 박민우의 기습번트로 2사 3루가 됐다. 여기서 사구까지 나왔다. 김찬형에게 8구째 던진 공이 몸쪽으로 너무 쏠렸다. 다시 2사 1, 3루 위기. 타석에는 강타자 나성범이 나왔다. 넥센 벤치도 5회에 분주히 마운드를 방문하며 해커를 안정시키려 했다. 다행히 1루수 박병호가 호수비로 해커를 구해냈다. 나성범이 2B에서 친 총알같은 타구를 박병호가 정확히 잡아 1루를 직접 밟으며 이닝을 마쳤다.
이날 해커는 총 93개의 공을 던졌다. 최고구속은 144㎞까지 나왔고, 특히 커브의 낙차가 컸다. 확실히 첫 등판보다는 안정감이 오래 지속됐다. 당시 해커는 투구수가 50개를 넘어간 시점부터 흔들리면서 결국 4⅓이닝 만에 7안타(2홈런) 7실점하고 첫 패배를 기록했다. 이날 NC전에서는 당시에 비해 한층 더 발전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척=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