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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발전한 해커, 친정팀 NC상대 승리요건 달성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7-08 20:14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열렸다. 넥센 해커와 SK 문승원에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힘차게 투구하고 있는 해커. 고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07.03/

첫 등판 때보다는 조금 더 안정화된 모습이 나타났다. 넥센 히어로즈 외국인 선발 투수 에릭 해커가 두 번째 선발 등판에서 5이닝을 버티며 승리요건까지 갖추고 내려갔다.

해커는 8일 고척 NC전에 선발로 나와 5이닝 동안 4안타 2볼넷을 허용했으나 실점 위기마다 집중력과 수비진의 도움을 받아 무실점으로 버텼다. 삼진은 4개를 잡아냈다. 일단 선발투수 승리요건인 5이닝을 버텼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마침 해커가 교체될 시점에 넥센이 1-0으로 앞서고 있어 불펜이 동점이나 역전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해커가 친정팀을 제물 삼아 시즌 첫 승을 따낼 수도 있다.

지난 10일 고척 SK전에 첫 선발 등판했던 해커는 4일 휴식 후 두 번째 선발 등판에 나섰다. 마침 상대는 지난해까지 해커가 5년간 몸담았던 NC 다이노스였다. NC 타자들은 그간 해커가 던지는 공을 타석에서 본 적이 없다. 그런 점이 해커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한 듯 하다. 이날 해커는 신중한 피칭으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1회초 1사 후 2번 노진혁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았지만, 나성범과 스크럭스를 연속 삼진으로 처리하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다만 신중함을 유지하느라 투구수가 20개나 됐다. 이런 패턴이 계속 이어졌다. 2회에도 4명의 타자를 상대로 22구를 던졌다. 첫 상대인 김성욱을 삼진으로 잡은 뒤 최준석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권희동과 윤수강을 유격수 뜬공과 삼진으로 잡았다.

3회는 비교적 간단히 마쳤다. 2사 후 2번 김찬형에게 초구에 우전안타를 맞았지만, 나성범 타석 때 견제구로 1구에서 떨어져 있던 김찬형을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해커는 지난 10일 SK전 때도 견제구로 아웃카운트를 잡은 적이 있다. 2경기 연속 견제사. 3회에는 11구 밖에 던지지 않았다.

그러나 4, 5회에는 다시 투구수가 많아졌다. 실점 위기에서 힘겨운 승부를 펼쳤기 때문. 4회에는 선두타자 나성범에게 중전안타를 맞으며 출발했다. 후속 스크럭스의 땅볼로 된 1사 2루에서 김성욱을 유격수 뜬공으로 잡았다. 하지만 최준석 타석 때 포수의 패스트볼이 나온데 이어 볼넷까지 허용해 2사 1, 3루를 자초했다. 다행히 여기서 권희동을 3루 땅볼로 유도해 선행주자 최준석이 2루에서 아웃되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5회에도 역시 위기였다. 투구수가 60개를 넘어간 시점부터 제구가 눈에 띄게 흔들리던 해커는 5회 선두타자 윤수강에게 불카운트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손시헌의 희생번트와 박민우의 기습번트로 2사 3루가 됐다. 여기서 사구까지 나왔다. 김찬형에게 8구째 던진 공이 몸쪽으로 너무 쏠렸다. 다시 2사 1, 3루 위기. 타석에는 강타자 나성범이 나왔다. 넥센 벤치도 5회에 분주히 마운드를 방문하며 해커를 안정시키려 했다. 다행히 1루수 박병호가 호수비로 해커를 구해냈다. 나성범이 2B에서 친 총알같은 타구를 박병호가 정확히 잡아 1루를 직접 밟으며 이닝을 마쳤다.

이날 해커는 총 93개의 공을 던졌다. 최고구속은 144㎞까지 나왔고, 특히 커브의 낙차가 컸다. 확실히 첫 등판보다는 안정감이 오래 지속됐다. 당시 해커는 투구수가 50개를 넘어간 시점부터 흔들리면서 결국 4⅓이닝 만에 7안타(2홈런) 7실점하고 첫 패배를 기록했다. 이날 NC전에서는 당시에 비해 한층 더 발전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척=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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