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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롯데 자이언츠에서 가장 뜨거웠던 사나이는 앤디 번즈(28)였다.
-지난달 굉장히 좋은 활약을 펼쳤다.
▶스윙이나 타격감을 잘 찾은 것 같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자신감도 더 생겨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팀이 승리하는 순간 힘을 보탤 수 있을 때가 가장 기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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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건 아니다(웃음). '솔트베(Salt Bae)'라는 별명을 가진 요리사가 고기에 소금을 익살스럽게 뿌리는 동영상을 보고 '나도 따라해보면 재밌겠는데'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야구에서 장타가 나올 때가 가장 재미있는 순간 아닌가. 그 상황에 맞춰 재미있는 동작을 세리머니로 해보면 좋을 것 같았다.
-시즌 초반에는 왜 이렇게 부진했나.
▶아마도 기술보다는 멘탈이 원인인 것 같다. (지난해 후반기보다) 더 잘해야 한다고 나도 모르게 부담감을 갖게 된 것 같다. 자신감은 있었는데 (결과가 따라주지 않으면서) 압박감이 생겼다. (고민을 상담하기 위해) 감독님을 찾았다. 조원우 감독님이 내게 편하게 야구를 할 수 있는 좋은 말들을 많이 해줬다. 정말 큰 도움이 됐다.
-반등을 두고 스윙 시 체중 이동이 좋아졌다는 지적도 있더라. 본인이 의도한 부분은 어떤 것이었나.
▶외야 깊숙한 곳, 가운데 펜스 방향으로 타구를 날려 보내겠다고 스스로 이미지를 그리며 연습했다. 타석에선 배트 중앙에 정확하게 공을 맞추는 임펙트에 신경을 썼는데, 의외로 파워까지 가미가 되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6경기 연속 홈런이 KBO리그 외국인 최다 타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나.
▶알고 있었다(웃음). 그래서 (홈런을 칠 때마다) 더 재미가 있었다. 그런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는 것에 영광스럽다. 하지만 이제는 지난 일이다. 앞으로 다가올 경기를 준비하고 좋은 활약을 펼치는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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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었다(웃음). 내가 베리 본즈와 같은 선수와 비교가 되다니 영광스러울 따름이다. 내가 그 정도 실력을 갖춘 선수는 아닌데 팬들이 좋게 봐줘 감사할 따름이다. 사실 (홈런을 치면서) 내가 이만큼의 파워를 갖춘 타자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내가 홈런을 잘 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았다.
-타격이 좋을 때는 수비에서 다소 아쉬움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올 시즌 내가 원한 만큼 수비에서의 활약하지 못한 것은 인정한다. 돌아보면 운도 따라주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열심히 노력하면 분명히 나아질 것이다. '수비에서는 내가 최고'라는 자신감을 늘 갖고 있다.
-가족들이 올 시즌 한국에 머무는 것으로 안다. 심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 같은데.
▶내 아내는 지난 6년 동안 프로생활을 하는 동안 항상 곁에 있었다. 내겐 가장 친한 친구이자 인생의 동반자다. 가끔 타석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 농담조로 '투수 공 좀 더 보고 쳐라', '한국까지 왔으니 야구 좀 제대로 하라'고 훈계를 하기도 한다(웃음). 아내와 함께 있을 땐 내 또 다른 취미인 비디오게임을 포기할 수밖에 없지만(웃음) 나는 아내가 곁에 있을 때가 제일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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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적이다. 정말 재미있다. 유명한 곡이 내 응원가로 쓰인다는게 얼마나 기분좋은 일인가. 아마 한국을 떠나도 그 노래 만큼은 내 인생에서 오랜기간 기억될 것 같다. 응원가 뿐만 아니라 한국은 내게 좋은 동료와 코치, 팬을 만날 수 있게 해준 곳이다. 항상 감사한 마음 뿐이다.
-한국에서 가장 해보고 싶은게 있다면.
▶두말할 것 없이 우승이다. 부산은 열정적인 도시고, 롯데는 환상적인 팬을 가진 구단이다. 이대호, 문규현처럼 오랜기간 한 팀에서 뛴 베테랑도 많다. 오랜기간 구단에 헌신한 이들이 우승반지를 끼지 못한 채 은퇴할 순 없다. 우리를 응원해주는 팬들을 위해, 팀을 위해 헌신하는 동료들을 위해 우승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보고 싶다. 내가 힘을 보탤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