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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거포'의 진가가 제대로 발휘됐다. 이 좋은 타격감을 두고, 올스타 브레이크 휴식을 취해야 하는 게 안타까울 것 같다.
2회 두 번째 타석은 더 큰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팀이 2점을 보태 3-0으로 앞서나가던 2사 만루 찬스, 박경수는 다시 한 번 유희관의 체인지업을 노렸다. 밋밋한 공이 바깥쪽 높은 곳으로 몰리자 박경수는 기술적으로 이 공을 밀어쳤고, 타구는 우중간 펜스를 넘어갔다. 생애 6번째 그랜드슬램. 그리고 1회에 이어 통산 3번째 연타석 홈런을 기록하는 순간이었다.
3연타석 홈런이 욕심났는지 4회 큰 스윙으로 삼진을 당하며 머쓱한 웃음을 지었던 박경수. 팀이 10-1로 크게 리드하던 6회 2사 1루 상황서 좌완 이영하의 공을 힘있게 밀어쳤다. 3번째 홈런이 나오나 했지만, 타구는 펜스 위 철제 안전망을 때렸다. 1타점 2루타. 그렇게 6타점 경기가 완성됐다.
또 이날 활약으로 시즌 홈런수는 17개, 타점은 46개로 늘었다. 홈런수에 비해 타점이 부족했는데, 6타점 경기로 균형을 조금 더 맞추게 됐다.
LG 트윈스를 떠나 FA 계약을 맺고 KT 유니폼을 입으며 야구에 눈을 뜬 박경수. 2015, 2016 시즌 연속으로 20홈런 이상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15홈런에 그치며 장타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4년 계약 마지막 시즌 그 평가를 비웃듯 다시 한 번 20홈런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금 추세라면 20홈런이 문제가 아니라 2015 시즌 세운 한 시즌 최다 22홈런 기록을 무난하게 넘길 듯 보인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