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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은 이달초 광주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출신 김현수의 맹활약을 평하는 자리에서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추신수가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 참가했을 때 류 감독은 대표팀 코치로 그의 실전 타격을 본 적이 있다. 류 감독은 "그때 프리배팅을 보니공이 까마득하게 날아가는 게 타구의 질이 국내 타자들과는 다르더라. '과연 메이저리그 타자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며 기억을 더듬었다. 당시 추신수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2년 연속 3할-20홈런-20도루를 올리며 주가를 높이고 있었다. 빅리그 성공시대를 열어젖힌 시절이다.
지난 5월 14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서 시작된 연속 경기 출루 행진을 51경기로 늘린 추신수는 타율 2할9푼3리(348타수 102안타), 18홈런, 43타점, 54득점, 출루율 0.405, OPS(출루율+장타율) 0.911로 전반기를 마쳤다. 자신의 한 시즌 최고 성적, 즉 '커리어 하이'를 달성할 수 있는 분위기다. 전반기 페이스를 유지할 경우 시즌 최종 기록은 30홈런, 72타점, 90득점, 170안타가 된다. 규정 타석을 채운 시즌을 기준으로 추신수의 부문별 최고 기록은 타율 3할(2009년), 홈런 22개(2010, 2015, 2017년), 타점 90개(2010년), 득점 107개(2013년), 안타 175개(2009년), OPS 0.885(2013년)이다. 홈런과 OPS서 생애 최고의 기록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6월 이후 타율이 3할4푼8리로 여름 들어 타격감이 급상승세임을 감안하면 그 이상의 성적도 가능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트레이드 시장에서 추신수의 가치는 상승중이다. MLB.com은 이날 트레이드 가능성있는 선수 18명을 주목하며 추신수를 언급했다. MLB.com은 '생애 첫 올스타에 뽑힌 추신수는 30대 중반의 나이에 무시무시한 부활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주로 타격만 하는 나이든 고연봉 선수임을 감안하면, 텍사스 구단이 몸값의 많은 부분을 부담하지 않으면 트레이드가 쉽지는 않다'고 했다. 탐나는 선수이기는 해도 이런저런 변수를 고려하면 트레이드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추신수는 전반기에 지명타자로 62경기, 외야수로 28경기에 출전했다. 또한 올해 연봉은 2000만달러, 내년과 2020년 연봉은 각각 2100만달러에 달한다. 리빌딩을 선언한 텍사스가 품기엔 거물급 타자임은 분명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