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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세 추신수의 전반기, 연속경기 출루와 커리어 하이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8-07-16 11:09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가 전반기 최종일인 16일(한국시각)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7회말 좌중간 솔로홈런을 날리고 있다. 추신수는 타율 0.293, 18홈런, 43타점, 54득점으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AFPBBNews = News1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은 이달초 광주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출신 김현수의 맹활약을 평하는 자리에서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추신수가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 참가했을 때 류 감독은 대표팀 코치로 그의 실전 타격을 본 적이 있다. 류 감독은 "그때 프리배팅을 보니공이 까마득하게 날아가는 게 타구의 질이 국내 타자들과는 다르더라. '과연 메이저리그 타자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며 기억을 더듬었다. 당시 추신수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2년 연속 3할-20홈런-20도루를 올리며 주가를 높이고 있었다. 빅리그 성공시대를 열어젖힌 시절이다.

이후 추신수는 클리블랜드와 신시내티 레즈를 거치며 FA 자격을 얻어 2014년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달러의 초고액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추신수는 텍사스 이적 후 부상 등으로 인해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잦은 사구와 상대의 집중 견제에 시달리며 전성기에서 멀어지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스피드와 정확성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2016년에는 햄스트링 등 잦은 부상 때문에 4차례나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그랬던 추신수는 지난해 149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6푼1리, 22홈런, 78타점, 96득점을 올리며 부활을 알렸다.

그리고 올해 추신수는 생애 최고의 시즌을 장식할 태세다. 추신수는 16일(이하 한국시가)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1개를 포함해 3타수 2안타 1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절정의 타격감을 이어갔다. 7회 선두타자로 나가 때린 홈런이 추신수의 현재 타격감을 잘 보여준다. 볼카운트 2B2S에서 상대 우완 마이크 라이트 주니어의 7구째 80.8마일(약 130㎞) 바깥쪽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겼다. 오른발을 살짝 든 뒤 가볍게 스윙해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힌 타구는 라인드라이브를 그린 뒤 좌중간 외야석 중단에 꽂혔다. 보통 좌타자가 좌중간 방향, 우타자가 우중간 방향으로 날린 장타는 타격감이 좋다는 증거다. 류 감독이 8년 전 봤던 그 타격폼에서 나온 호쾌한 장타였다.

지난 5월 14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서 시작된 연속 경기 출루 행진을 51경기로 늘린 추신수는 타율 2할9푼3리(348타수 102안타), 18홈런, 43타점, 54득점, 출루율 0.405, OPS(출루율+장타율) 0.911로 전반기를 마쳤다. 자신의 한 시즌 최고 성적, 즉 '커리어 하이'를 달성할 수 있는 분위기다. 전반기 페이스를 유지할 경우 시즌 최종 기록은 30홈런, 72타점, 90득점, 170안타가 된다. 규정 타석을 채운 시즌을 기준으로 추신수의 부문별 최고 기록은 타율 3할(2009년), 홈런 22개(2010, 2015, 2017년), 타점 90개(2010년), 득점 107개(2013년), 안타 175개(2009년), OPS 0.885(2013년)이다. 홈런과 OPS서 생애 최고의 기록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6월 이후 타율이 3할4푼8리로 여름 들어 타격감이 급상승세임을 감안하면 그 이상의 성적도 가능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트레이드 시장에서 추신수의 가치는 상승중이다. MLB.com은 이날 트레이드 가능성있는 선수 18명을 주목하며 추신수를 언급했다. MLB.com은 '생애 첫 올스타에 뽑힌 추신수는 30대 중반의 나이에 무시무시한 부활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주로 타격만 하는 나이든 고연봉 선수임을 감안하면, 텍사스 구단이 몸값의 많은 부분을 부담하지 않으면 트레이드가 쉽지는 않다'고 했다. 탐나는 선수이기는 해도 이런저런 변수를 고려하면 트레이드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추신수는 전반기에 지명타자로 62경기, 외야수로 28경기에 출전했다. 또한 올해 연봉은 2000만달러, 내년과 2020년 연봉은 각각 2100만달러에 달한다. 리빌딩을 선언한 텍사스가 품기엔 거물급 타자임은 분명하다.

추신수는 지난달 말 발생한 허벅지 통증 말고는 특별한 부상은 없다. 타격감은 데뷔 이후 최고라고 해도 좋을 만큼 안정적이다. 정신적으로도 자신감이 붙은 상태다. 올해 36세인 추신수가 메이저리그의 중심에서 이처럼 큰 주목을 받은 것은 2013년말 FA 협상을 할 때 이후 처음이다. 추신수가 18일 올스타전 출전 후 21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홈게임으로 시작하는 후반기에도 '전성기' 기세를 이어갈 지 흥미롭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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