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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솔직하게 인정할 때가 됐다. 넥센 히어로즈 외구인 타자 마아클 초이스의 2년차 시즌은 성공적이지 못하다. 더 이상 '슬로 스타터' 운운하는 건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말이 통하던 시기는 이미 한참 전에 흘러갔다.
이는 단순히 최근의 성적이 뿐만 아니라 초이스의 경기에 임하는 자세나 태도에 관해서도 감독의 불만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일단 성적면에서 매우 초라하다. 초이스는 올스타 휴식기를 지나면서 그나마 올라오던 타격감이 완전히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후반기에 출전한 4경기 타율이 겨우 1할2푼5리(16타수 2안타)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18일 LG전에 홈런이 1개 나왔다는 점이 유일한 위안거리다. 이렇게 좀처럼 터지지 않는 장타를 기대하면서 라인업을 채우느니 차라리 지금 타격감이 좋은 국내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편이 나을 수 있다. 장 감독의 판단은 납득이 된다.
그런데 현재 성적보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바로 초이스의 고집이다. 지난해 짧은 기간에 성공적인 적응을 했다고 판단했는지, 올해는 코칭스태프 특히 타격 코치의 조언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타격 매커니즘에 분명한 약점이 지적되는 데도 계속 개선되지 않는 이유다. 올 시즌 상대팀 투수들은 초이스를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넥센의 고민이 하나 더 추가된다. 바로 초이스의 교체 여부다. 잔여 시즌의 중요성 및 앞으로 벌어질 지도 모르는 포스트시즌을 고려하면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는 있다. 하지만 지금 팀 사정이나 현실적인 문제들을 고려하면 이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장 감독도 "그러기는 쉽지 않다"고 고개를 가로 젓는다. 결국 초이스가 스스로를 가둬둔 틀을 깨고 각성하지 않는 한 점점 계륵 같은 존재가 되어갈 뿐이다.
창원=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