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개선이 안되는 초이스의 부진과 넥센의 고민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7-22 08:30 | 최종수정 2018-07-22 08:30


2018 KBO리그 넥센과 두산의 경기가 1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연장 10회초 넥센 초이스가 1타점 적시타를 친 후 환호하며 1루로 뛰어나가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6.19/

이제는 솔직하게 인정할 때가 됐다. 넥센 히어로즈 외구인 타자 마아클 초이스의 2년차 시즌은 성공적이지 못하다. 더 이상 '슬로 스타터' 운운하는 건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말이 통하던 시기는 이미 한참 전에 흘러갔다.

지금 나오고 있는 기록이 곧 초이스의 성적이고, 능력치다. 21일까지 89경기를 소화해 타율 2할6푼(331타수 86안타) 16홈런 59타점. 그는 두 번째 시즌 KBO리그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 물론 초이스가 현재 KBO리그에 있는 '외국인 타자' 가운데 가장 낮은 연봉(60만달러)을 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 성적이 그렇게 낮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건 넥센 벤치의 신뢰는 이미 바닥으로 내려 앉았다는 점이다.

극명하게 드러나는 사례가 21일 창원 NC전이었다. 이날 초이스는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경기 전 넥센 장정석 감독은 "컨디션이나 부상 때문이 아니라 최근 너무 부진해서 일부러 선발에서 뺐다. 차라리 국내 다른 타자들을 쓰는 게 더 나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평소와는 달리 상당히 단호한 어조였다. 그리고 이날 대타로도 쓰지 않았다. 그럼에도 넥센은 장단 10안타를 앞세워 6대3으로 이기며 5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이는 단순히 최근의 성적이 뿐만 아니라 초이스의 경기에 임하는 자세나 태도에 관해서도 감독의 불만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일단 성적면에서 매우 초라하다. 초이스는 올스타 휴식기를 지나면서 그나마 올라오던 타격감이 완전히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후반기에 출전한 4경기 타율이 겨우 1할2푼5리(16타수 2안타)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18일 LG전에 홈런이 1개 나왔다는 점이 유일한 위안거리다. 이렇게 좀처럼 터지지 않는 장타를 기대하면서 라인업을 채우느니 차라리 지금 타격감이 좋은 국내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편이 나을 수 있다. 장 감독의 판단은 납득이 된다.

그런데 현재 성적보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바로 초이스의 고집이다. 지난해 짧은 기간에 성공적인 적응을 했다고 판단했는지, 올해는 코칭스태프 특히 타격 코치의 조언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타격 매커니즘에 분명한 약점이 지적되는 데도 계속 개선되지 않는 이유다. 올 시즌 상대팀 투수들은 초이스를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는다.

스스로 잘 해내려는 노력은 인정하지만, 계속 결과가 안 좋다면 다른 의견에도 귀를 기울여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초이스는 이 부분에는 상당히 소극적이다. 결국 현재 이상의 성적 향상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넥센의 고민이 하나 더 추가된다. 바로 초이스의 교체 여부다. 잔여 시즌의 중요성 및 앞으로 벌어질 지도 모르는 포스트시즌을 고려하면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는 있다. 하지만 지금 팀 사정이나 현실적인 문제들을 고려하면 이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장 감독도 "그러기는 쉽지 않다"고 고개를 가로 젓는다. 결국 초이스가 스스로를 가둬둔 틀을 깨고 각성하지 않는 한 점점 계륵 같은 존재가 되어갈 뿐이다.


창원=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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