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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 물은 썩는다. 변화하는 흐름에 맞춰 자신을 갈고 닦지 않으면 남은 길은 '도태' 뿐이다. 승부의 세계에서 변화는 숙명이자 생존의 법칙이다.
최근 손승락은 지난 2010년부터 전문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이래 직구, 커터 두 가지 구종으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했다. 구원왕에만 4차례(2010년, 2013~2014년, 2017년) 올랐다. 그런데 올 시즌 전반기에만 5차례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면서 자존심에 적잖은 상처를 입었다. 지난 24일 사직 NC 다이노스전에서도 팀이 2-1로 앞서던 9회초 1실점하면서 블론 세이브를 추가했다.
타자들과의 수싸움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무기가 필요했다. 그 답이 최근 추가한 포크볼, 커브다.
손승락이 지속적으로 새 구종을 활용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그는 "마무리 투수는 한 번 안타를 맞으면 경기가 끝날 수 있다. 구종 실험을 할 수 있는 보직이 아니다. 팀에 폐를 끼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직구, 커터와 어깨를 견줄 만큼 위력적인 구위가 나오지 않는다면 새 구종은 다시 봉인될 수도 있다. 하지만 '타고투저'의 시대에서 더 정교해지는 상대 타자와의 수싸움에 '보험'으로 가져갈 가능성은 충분하다.
손승락은 변화를 통해 진화했다. '구종 봉인 해제'로 타자들에게 새로운 고민거리를 던졌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