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속 꼬여만 간다.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처방은 내리는데 얼마가지 못하고 어긋난다. KIA 타이거즈가 그렇다.
윤석민이 마무리를 맡으면서 불펜진이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임기준과 유승철이 좋은 활약을 해주고 김윤동도 셋업맨으로 자리를 잡았다. 김기태 KIA 감독은 선발투수로 부진했던 팻 딘을 불펜으로 돌리는 승부수를 던졌다. 팻 딘이 이닝이 길어지면 홈런을 맞고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 불펜에서 중요한 순간 나오는 역할로 바꾼 것. 짧은 이닝에서는 팻 딘의 구위가 통할 것이라고 보고 내린 결정이었다.
팻 딘이 빠진 선발 자리엔 임창용이 들어갔다. 임창용 스스로 몸 관리가 용이한 선발을 원해왔고, 김 감독은 베테랑의 경험을 믿고 선발 보직을 줬다. 임창용이 6이닝 이상을 던지기는 쉽지 않겠지만, 5이닝만 잘 던져준다면 이후 강화된 불펜으로 막을 수 있다는 계산이 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번째 주부터 다시 꼬였다. 선발투수들이 부진해 5이닝을 넘기지 못하면서, 불펜 과부하로 이어졌다. 27일 대구 삼성전에선 믿었던 불펜진이 무너져 연장 접전 끝에 10대11 역전패를 당했다.
외국인 에이스 헥터 노에시가 허리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팻 딘이 다시 선발로 나온 점도 안타까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팻 딘은 중간계투로 등판한 3경기서 무실점으로 좋은 활약을 해주고 있었다. 중요한 순간에 왼손타자가 나올 때 팻 딘의 능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헥터가 빠지면서 팻 딘이 다시 선발로 나서게 됐다. 29일 삼성전에 선발 등판한 팻 딘은 6이닝 동안 92개의 공을 던지며 6안타를 기록했는데, 홈런 2개를 맞았다. 홈런으로 4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이번주 임기영이 1군에 돌아와 임기영-임창용-한승혁-양현종-임기영 순으로 5경기를 치를 수 있다. 헥터가 다음주에 돌아올 수 있느냐에 따라 팻 딘의 선발진 잔류가 결정된다. 불펜에서 좋은 활약을 했던 팻 딘의 부재는 분명 악재가 될 수 있는 사항이다. 팻 딘이 불펜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빨라야 2일 경기에나 나올 수 있다. 임기영과 임창용이 31일과 8월 1일 경기에 선발로 나오기에 불펜진 가동이 꼭 필요하다. 롯데엔 손아섭 채태인 등 클러치 능력이 있는 왼손타자가 있다. 확실히 막을 수 있는 왼손 투수가 필요하다.
4연패를 당한 KIA는 7위로 내려앉았다. 5위와 2.5게임차로 벌어졌다. 아시안게임 브레이크를 앞두고 전력을 쏟아야할 시점인데, 오히려 뒷걸음질이다.
답답하기만 한 KIA의 여름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