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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가 필요했던 두산, NC와 협상이 가능했던 이유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8-07-31 09:43


이우성-윤수호. 스포츠조선DB

좀처럼 카드를 맞추지 못하던 트레이드가 마침내 상대를 찾았다.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는 지난 30일 1:1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두산이 외야수 이우성을 내주고, NC로부터 우완투수 윤수호를 받는 조건이다. 트레이드 마감 기한(7월 31일)을 하루 남겨두고 내린 결론이다.

그동안 두산은 투수진 보강을 위해 여러 차례 트레이드 카드를 맞춰봤다. 하지만 좀처럼 쉽지 않았다. 상대 구단도 결코 '손해보는 장사'를 하려하지 않는다. 두산이 쓸만한 투수를 원하면, 상대 구단에서는 1군 핵심급 선수를 찍으니 성사 되기 힘들었다.

특히 각 구단 관계자들은 올 시즌 트레이드 이적이 드문 이유로 "대부분의 구단들이 투수를 원하기 때문"이라 보고있다. 수준급 투수가 품귀 현상을 일으킬 정도로 부족하기 때문에, 웬만큼 빼어난 야수가 아니라면 대화가 진전되지 않는다.

그러던 찰나에 NC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이번 트레이드는 두산이 '선제시' 했다. 단독 선두로 승승장구 하고있는 두산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가장 변수가 큰 포지션이 바로 투수다. 현재 장원준이 부진 끝에 2군에 내려가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져있고, 언제 돌아올 수 있을지 확답할 수 없다. 유희관도 좋은 경기과 안좋은 경기의 차이가 확연한데다 이용찬 역시 시즌 초반에 비해서는 힘이 조금 떨어졌다. 국내 선발진에 불안 요소가 뚜렷하다.

또 선발 로테이션 균열은 불펜으로도 영향을 미쳤다. 현재 이영하가 장원준을 대신해 다시 선발로 뛰게 되면서, 불펜에 '롱맨' 한명이 부족해졌다. 전반기에 눈도장을 찍은 신인 곽 빈이나 이닝 소화력이 좋은 김정후 등도 현재는 2군에서 재정비 기간을 갖고 있다. 또 최근 두산이 유독 경기 중후반에 팽팽한 접전을 펼치면서 불펜 소모가 컸던 것도 사실이다. 물론 윤수호가 1군에서 보여준 2시즌 동안의 활약을 보면 당장 필승조 역할을 해줄 것이라 기대하기는 힘들다. 두산 구단 역시 잘 알고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26세로 나이도 젊고,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투수를 불펜진에 한명 보탠다는 자체로도 마운드 운용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윤수호를 받는 조건으로 내준 이우성이 아깝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이우성은 올 시즌들어 본격적인 1군 활약 기회를 얻었고, 최근 두산 백업 외야수들 가운데서 가장 돋보인 선수였다. 그러나 두산은 9월초 외야수 정수빈(경찰)이 제대하면에 곧장 1군 엔트리에 등록해 경기를 뛰게 할 생각이다. 이미 김재환, 박건우 등 주전 멤버에 스캇 반슬라이크나 정진호 조수행 김인태 등 백업 요원들이 탄탄하기 때문에, 투수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출혈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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