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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44일 만의 아치' 나지완 "팀에 도움 못되어 힘들었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07-31 21:34


◇나지완이 3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1-1 동점이던 6회말 무사 1, 2루에서 좌월 스리런포를 터뜨리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의 프렌차이즈 거포 나지완. 올 시즌 유독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3할대 타율로 고공비행하던 지난해 모습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31일 롯데 자이언츠전 전까지 타율 2할3푼5리(200타수 47안타), 홈런 12개에 그쳤다.

나지완은 올 시즌을 앞두고 타격폼 수정을 통해 100타점 돌파를 목표로 세웠다. 하지만 변화가 독이 됐다. 타격폼 수정 뒤 방망이가 헛돌기 일쑤였고, 장타력까지 실종됐다. 부진이 거듭되면서 선발 라인업에서 이름이 빠지는 날도 늘어났다. 지난 6월 3일 2군으로 내려가 열흘 간 재정비에 나섰지만 반전은 요원했다. 결국 7월 3일 두 번째 2군행 통보를 받았다.

나지완이 오랜만에 이름값을 했다. 나지완은 3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1-1 동점이던 6회말 무사 1, 2루에서 좌월 스리런포를 터뜨렸다. 지난 6월 17일 잠실 LG 트윈스전 이후 44일 만에 맛본 시즌 13호 아치.

이날 6번 지명 타자로 출전한 나지완은 KIA가 1-0으로 앞서던 4회말 1사후 좌중간 2루타를 치면서 활약을 예고했다. 팀이 1-1 동점을 허용한 6회말 무사 1, 2루에서는 롯데 선발 김원중과의 1B1S 승부에서 143㎞ 직구를 받아쳤다. 방망이를 떠난 공은 누가 봐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높게 뜨면서 좌측 담장을 여유롭게 넘겼다. 나지완 역시 타격 직후 홈런을 직감한 듯 천천히 걸어가면서 오랜만의 홈런 장면을 만끽했다. 3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1득점. 오랜만에 간판 타자 다운 활약을 펼쳤다. KIA는 나지완의 스리런포에 힘입어 롯데를 4대1로 제압하고 4연패 수렁에서 탈출했다.

나지완은 경기 후 "개인 성적이 좋지 않은 것도 힘들었지만,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도움이 못된 것 같다 더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홈런 상황을 두고는 "앞선 타석에서 안타(2루타)가 나오면서 더 자신감을 갖고 타석에 설 수 있었다"며 "몸쪽 코스를 노리고 있었는데 운좋게 맞아떨어졌다"고 덧붙였다.

4연패를 끊은 KIA지만 순위는 여전히 7위, '디펜딩챔피언'의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잰걸음을 해야 한다. 타선에서 나지완의 꾸준한 활약이 더해진다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나지완은 "(여전히) 팀에 미안한 마음이 크다. 팀을 위해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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