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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4일 부산 사직구장.
진명호는 지난달 26일 1군에 복귀했다. 한 달 동안의 발걸음은 완벽한 반등이었다. 진명호는 1군 복귀전이었던 지난달 26일 넥센전(1⅔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부터 29일 고척 넥센전까지 13경기에서 1패1홀드, 14이닝 3실점, 평균자책점 1.93이다. 지난 6월 1일부터 14일까지 5경기서 무승 2패, 4이닝 12실점, 평균자책점 27.00과는 딴판이다. 150㎞에 육박하는 직구 뿐만 아니라 구위, 컨트롤 모두 위력적이었다. 0점대 평균자책점을 찍던 때와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진명호는 지난 2009년 롯데 2차지명 1라운드 2순위로 입단했다. 지난해까지 쓴 통산 성적은 65경기 128⅓이닝 동안 3승5패1홀드, 평균자책점 5.05에 불과했다. 가장 좋은 기록을 쓴 2012시즌에도 23경기 60이닝에서 2승1패1홀드, 평균자책점 3.45였다. 지난해에도 1군에선 4경기 5이닝을 던진게 전부였다. 하지만 지난 4월 11일 울산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선발 투수 송승준의 부상 뒤 긴급 등판해 3⅔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으면서 지난 2012년 8월 2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구원승 이후 2059일 만에 승리 투수가 됐고, 이후에도 불펜에서 전천후 요원으로 활약하며 마운드 불안에 시달리던 롯데에 큰 힘을 보탰다.
진명호가 느긋하게 기회를 부여 받을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롯데는 최근 연승으로 중위권 재진입 희망을 피웠지만, 중압감도 그만큼 커졌다. 연일 폭염 속에 경기를 치르면서 체력적 부담도 상당하다. 2군에 마땅한 대체 자원이 나오지 않으면서 1군 불펜 요원들의 등판 간격도 짧은 편. 승부처마다 진명호가 꼽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요한 고비를 넘기고 멋지게 부활한 진명호가 다시금 롯데 불펜의 버팀목이 된다면, 2년 연속 가을야구행이라는 대역전 시나리오도 꿈만은 아닐 것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