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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마무리 김재윤, 김진욱 감독은 어떤 선택을 할까.
김재윤은 2016 시즌부터 KT 마무리로 자리했다. 휘문고를 졸업하고 2009년 미국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입단했는데, 그 때는 포수였다. 2015년 한국에 돌아온 후 투수로 전향했다. 투수 경험은 없었으나, 묵직하게 뿌리는 직구가 매우 좋았다. 투구폼이 오승환(콜로라도 로키스)을 연상케했다.
2016 시즌 8승1패1홀드14세이브 평균자책점 4.97, 2017 시즌 3승5패15세이브 평균자책점 5.79를 기록했다. 마무리 투수 치고 뛰어난 성적은 아니었지만, KT는 막내로 성장하는 팀이기에 마무리 투수도 성장시킨다는 개념으로 김재윤에게 많은 기회를 줬다.
올시즌 초반 컨디션이 좋지 않아 엄상백에게 임시로 마무리 자리를 주는 등 시작이 늦었다. 하지만 페이스를 찾았고, 7월 12경기 1패6세이브로 순항했다. 그러나 8월 4경기 2패2세이브로 불안했다. 휴식을 취하면 구위를 회복할 것으로 보였으나, 휴식기 이후 2경기 블론세이브를 기록하고 말았다.
올해는 세이브를 기록하는 경기에도 안타를 내주며 꾸역꾸역 막는 모습이 역력하다. 최근 10경기 기록을 보면 안타를 내주지 않은 경기는 2경기 뿐이다. 나머지 8경기는 모두 2개 이상의 안타를 맞았다. 3년째 마무리로 뛰며 부하가 쌓이고 있다고 봐야 한다. 실제로 김재윤의 팔꿈치 상대가 썩 좋지 않다. 팀을 위해 이를 악물고 던지고 있다.
그렇다고 김재윤 마무리 카드를 포기하기도 쉽지 않다. 김재윤만큼 구위로 상대를 압도하는 불펜 투수가 KT에는 없다. 엄상백이 유력 대안 후보지만, 기복이 있다. LG전 2경기 연속 잘했는데, 감투를 씌워주면 긴장할 수 있는 스타일이라 지금의 역할에서 더 성장하게 하는 게 나을 수 있다. 올해 5강 목표 달성이 사실상 쉽지 않다고 본다면, 미래를 위해 김재윤에게 믿음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지금의 난관을 스스로 이겨내며 한 단계 더 성숙할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