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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배임'은 반박불가, 그러나 '사기'는 아닌 것으로.
1심에서 사기와 횡령 및 배임 혐의에 대해 징역 4년형의 유죄를 선고받았던 이장석 전 서울 히어로즈 대표의 항소심 결과가 나왔다. 일단 '사기'에 관해서는 무죄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 외에 회삿돈을 빼돌려 임의대로 사용하는 등의 횡령과 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원심의 판결이 유지됐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주점에 자금을 대여한 점에 관해 (변호인측이) 무죄를 주장하나 원심 결정이 정당하다. 프로야구 발전에 기여한 부분은 인정하나, 구단 재정이 좋지 않아 투자금을 유치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회삿돈을) 개인 금고의 돈처럼 사용한 책임이 무겁다"며 유죄 판결을 내렸다.
이 전 대표는 리베이트 명목으로 회사 장부를 조작해 비자금을 조성했고, 유흥주점 인수자금이라는 명목으로 회삿돈 2억원을 유용했다. 또 상품권 환전을 이용해 회사 운영 자금의 일부를 임의 편취했다. 여기에 2008년 현대 유니콘스 인수 당시 창단 가입금 마련을 위해 홍성은 레이니어 그룹 회장에게 20억원을 투자 받은 뒤 당초 약속했던 40% 지분 양도 약속을 지키지 않아 사기 혐의까지 추가됐다.
결국 이 전 대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지난 2월에 열린 1심 재판에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은 뒤 즉시 법정 구속됐다. 남궁종환 전 부사장 역시 횡령과 배임에 대한 유죄가 인정돼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이후 이 전 대표와 남궁 전 부사장의 변호인은 항소하고, 사기와 횡령 등과 관련해 부분 무죄를 주장했다.
이번 항소심에서도 횡령과 배임에 관한 유죄 판결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사기 혐의를 벗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이는 앞으로 이 전 대표가 구단의 지분 문제와 관련해 다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3년 6개월의 실형이 유지되고 있어 이 전 대표가 실질적으로 구단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