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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은 분명 '톱클래스' 외국인 투수인데, 2%가 아쉽다.
결과는 나빴다. 5이닝 동안 7안타 3볼넷 1사구 7탈삼진 4실점으로 부진하며 '노 디시전'에 그쳤다. 후랭코프는 1회 폭투에 2회 연타를 허용하며 3실점 했고, 두산이 다시 4-3으로 앞선 5회말 4-4 동점을 내주는 등 결국 승리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5이닝만에 내려갔다. 이날 팀도 7대10으로 패배했다.
현실적으로 남은 경기에서 후랭코프는 적으면 2번, 많으면 3번 정도 선발 등판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거의 전승을 거둬야 20승에 도달할 수 있다. 다승왕은 확정적이지만, 20승 타이틀까지 거머쥘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알 수 있다.
그러나 후랭코프에 대한 2%의 아쉬움은 남는다. 일단 이닝 소화력이 떨어진다. 경기전 불펜 투구에서 공을 많이 던지는 편인 후랭코프는 자신만의 루틴이 확실하다. 반면 마운드 위에서는 소화할 수 있는 투구수가 적은 편이다. 올 시즌 후랭코프의 경기당 평균 이닝은 약 5⅓이닝에 약간 못미친다. 그중 1회말 선두타자 헤드샷 퇴장을 당했던 8월 4일 KIA 타이거즈전을 제외하면, 평균 5⅓이닝이 조금 넘는다. 또 27번의 등판 중 6이닝 이상 소화 경기가 15번, 7이닝 이상 소화는 2경기 뿐이었다. 반면 5이닝 미만 소화는 4차례 있었다.
린드블럼의 경우, 경기당 평균 약 6⅔이닝 가까이 소화하고 있다. 또 7이닝 이상 투구도 10차례 있었다. 자연스럽게 퀄리티스타트(선발 등판 6이닝 3자책 이하) 기회도 줄어든다. 린드블럼이 25번의 등판 중 QS를 20차례 달성한 반면 후랭코프는 27번 중 16차례에 불과하다. QS 순위로 따지면 7승 투수인 KT 위즈 더스틴 니퍼트(17번)나 9승 투수 넥센 제이크 브리검(17번)보다 못 미친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도 후랭코프는 두산이 믿고 가야할 투수다. 만약 두산이 정규 시즌 우승을 확정하고, 한국시리즈에 직행한다면 린드블럼-후랭코프에 유희관과 이영하 혹은 유희관+이영하로 선발진을 구성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후랭코프는 반드시 2선발 역할을 해줘야 한다. 다행히 정규 시즌 종료 후 재정비 시간이 충분히 있기 때문에, 휴식을 취하면 다시 시즌 초반의 위력적인 공을 뿌릴 확률이 높아진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