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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키지 못할 약속을 왜 했을까.
일찌감치 예견했던 일이다. 순위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는데, 좋은 선수를 쓰지 않을 감독은 없다. 김광현은 리그 최고 선발 자원 중 1명이다. 벌써 10승을 했다. SK가 일찌감치 순위를 확정지었다면 모를까, 2위를 차지하기 위해 총력을 다해야 한다.
선수가 아프거나 힘들다고 하면 모를까, 문제가 없다고 하면 이닝 제한 등의 약속은 의미가 없어진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선수가 힘들거나 아프다고 할 수 없다. 지난해를 쉰 김광현은 책임감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 또, 진짜 문제가 없다고 느낀다고 해도 선수는 모르게 팔꿈치에 부하가 갈 수 있다.
포스트시즌도 마찬가지. 염 단장이 말했던 110이닝은 포스트시즌 등판 포함이었다. SK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김광현은 1선발 또는 2선발 역할을 해야하는데, 큰 무대에서는 이를 더 악물고 던져야 한다. 단순 이닝수를 떠나 팔에 더 큰 무리가 갈 수 있다.
힐만 감독은 김광현에 대한 질문이 나오면 늘 원론적으로 "관리를 잘하고 있다. 미래를 위해 올시즌 너무 무리해서는 안된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최근 페이스와 앞으로 다가올 경기들을 봤을 때 김광현이 무리한 일정표를 받아들 것 같아 걱정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