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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한 타석에 제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오른쪽 부상 여파로 지명타자로만 나서고 있는 서건창은 그래서 일단 선발에서 제외됐다. 지명타자로는 레일리에게 지난해 4할대 타율을 기록했던 우타자 이택근이 나왔다. 2루수는 좌타자이면서도 레일리에게 올해 9타수 4안타(0.444)로 강한 모습을 보인 김혜성이 나왔다. 서건창을 벤치에 대기시킨 넥센 장정석 감독의 선택은 합리적이었다. 그리고 이 선택이 결과적으로는 결승타를 만들어냈다.
2-2로 맞선 5회말. 레일리의 제구력이 갑자기 흔들리며 2사 만루 찬스가 도래했다. 김혜성이 나올 차례인데, 장 감독은 대타로 서건창을 내보냈다. 데이터의 흐름과는 완전 반대되는 기용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김혜성은 이날 레일리에게 2타수 무안타로 봉쇄당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그나마 경험이 많고, 찬스에 강한 서건창이 나을 수 있다.
이날 결승타를 친 서건창은 "공격적으로 임했던 게 통했다. 만루에서는 상대 투수도 부담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더 적극적으로 치려고 했다"며 적시타의 비결을 설명했다. 이어 서건창은 "(벤치에서)찬스에 대타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중요한 상황이라 결정을 낼 수 있도록 그 한 타석에 모든 것을 걸었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타석에 나갈 때의 각오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서건창은 "연패가 길어지면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경기에 이겨 기쁘다. 앞으로 남은 경기도 꼭 승리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고척=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