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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행정학에는 '가외성(redundancy)'이란 개념이 있다.
치안, 소방 등 중단돼서는 안될 필수불가결한 행정서비스의 사고 공백을 막기 위한 안전 장치다.
워커 뷸러라는 걸출한 에이스의 탄생, '썩어도 준치'일 클레이튼 커쇼의 원-투 펀치. 여기에 과거 최고 좌완 중 하나였던 베테랑 데이비드 프라이스가 가세했다. 떠오르는 좌완 영건 훌리오 유리아스에 새로 영입한 알렉스 우드가 버틴다. 또 다른 선발 후보인 로스 스트리플링과 유망주 더스틴 메이는 선발진에 깊이를 더한다.
이만하면 남부럽지 않은 로테이션 구성이다. 아메리칸리그 MVP 출신 무키 베츠가 합류한 공포의 타선과 결합하면 지구 우승은 떼 논 당상이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을 생각하면 이야기가 살짝 달라진다. 2020년, 다저스의 조직 목표는 최근 7년 연속 이어온 지구 우승이 아니다. 1988년 이후 32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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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가 '확실한' 월드시리즈 우승을 원한다면 커쇼의 불확실성을 보완할 안전 장치가 필요하다. 만약(If)의 위험을 제거시켜 줄 대안은 지난해 평균자책점 1위 류현진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다저스는 FA 시장에서 류현진 영입에 소극적이었다. 대신 류현진에 비해 커쇼 대안의 확률이 떨어지는 프라이스를 영입했다. 이 선택의 결말은 올 시즌 종료 시점(리그가 정상 개최된다는 전제하에)에 보게 될 것이다.
'블리처리포트'는 7일(한국시각) 다저스 선발진을 전체 6위로 평가했다. '넘버 원'을 꿈꾸는 다저스보다 선발진이 강한 5개 팀이 더 있다는 뜻이다. 만약 중복의 비효율성을 감수하고 다저스가 류현진을 잡았다면 그 평가 순위는 어땠을까.
선발랭킹을 소개한 '팬사이디드'는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점치면서도 '류현진의 부재'를 언급했다. '다저스 로테이션은 류현진의 이탈로 타격을 입었지만 뷸러와 커쇼가 있다'고 했다. 중복의 개념에서 볼 때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위안에 불과하다.
분명한 건 만약 류현진이 있었다면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확률이 훨씬 높아졌을 거란 사실이다. 이 매체도 '단기전은 투수놀음'임을 인정했다.
'베츠가 가세해 코디 벨린저와 함께 MVP 듀오를 구성한 다저스 타선은 그 어떤 문제도 없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결과는 전적으로 투수에 달렸다.'
류현진이란 안전장치를 애써 외면한 다저스. 과연 32년 묵은 '월드시리즈 우승'이란 염원을 풀 수 있을까. 코로나19 사태를 해결하고 메이저리그가 개막한다면 그 어느 때보다 흥미로운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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