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 시즌 성적에는 어느 정도 패턴이 있다.
2018년 포스트시즌 진출도 초반 부진 탓에 놓쳤다. 당시 삼성은 4월까지 11승20패(0.355)로 최하위였다. 3월 2승5패로 시작해 4월에는 9승15패로 바닥을 찍었다. 하지만 5월 들어 달라졌다. 5월 한달 간 14승11패로 5할 승률을 넘기 시작했다. 특히 날이 더워진 7월에 13승2무7패로 승승장구했다. KIA와 막판까지 5위를 놓고 다퉜지만 결국 봄 부진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해 2019시즌도 '초반 부진' 패턴은 어김 없이 이어졌다.
다시 5월 부터 각성하기 시작했다. 5월 들어 14승12패로 5할 승률을 넘어섰다. 다시 가을야구의 희망을 살렸지만 8월 들어 외인 투수 이탈과 부상자가 속출하며 7승15패로 주저 앉았다.
이런 측면에서 삼성의 올 시즌은 기대가 된다. 코로나19 여파 속에 피하고 싶은 3,4월을 모두 흘려 보냈기 때문이다. 시즌 개막은 5월이다. 14일 열리는 KBO 이사회에서 '1일 혹은 5일' 중 하루를 선택해 확정지을 예정이다.
5월부터 시작하는 2020 시즌. 과연 삼성은 시즌 초반부터 승승장구할까.
두가지 상반된 전제를 살펴봐야 한다.
만약 삼성의 초반 부진이 '기온 문제'라면 긍정적이다. 날이 따뜻해질 수록 실력발휘를 하는 체질이라면 5월 개막이 반갑다. 대구를 연고로 하는 삼성은 과거부터 뜨거운 여름에 강했다. '여름성'이란 별칭이 있을 정도였다. 어릴 때부터 더위에 익숙한 대구 경북 출신들이 주축인데다, 인조잔디 구장이던 대구 시민구장의 열악한 환경이 선수들을 혹독한 더위에 적응시킨 측면이 있다.
여름에 강한 삼성의 장점은 조금씩 희석되고 있긴 하다. 타 지역 선수들이 갈수록 많아지는데다, 새 구장 라이온즈파크는 시민구장 같은 살인적 지열도, 원정 덕아웃의 불리함도 없다.
만약 초반 부진이 발동이 늦게 걸리는 선수단의 '리듬 문제'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초반부터 선전을 장담하기 어렵다. 3월에 시작하나 5월에 시작하나 마찬가지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몸이 풀리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지난해에 비해 당초 오키나와 캠프에서의 귀국 시점을 앞당겼다. 지난해 오키나와 귀국 후 개막까지 준비 기간이 너무 짧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준비 기간이 너무 길어졌다.
|
외국인 원-투 펀치의 초반 컨디션을 장담할 수 없다. 2년 차 벤 라이블리와 신입 데이비드 뷰캐넌은 2주간 자가격리를 마치고 8일부터 팀 훈련에 합류했다. 실전 피칭 측면에서 사실상 '리셋'이다. 5월1일까지 단계적인 훈련으로 100구 이상 던질 수 있는 완벽한 몸 상태를 만들기가 사실상 힘들다. 외국인 2주 격리를 소화한 LG, 키움, 한화, KT는 동병상련. 하지만, 나머지 5개 팀 외국인 투수 10명은 전혀 문제가 없다. 외인 투수의 비중을 감안할 때 시즌 초반, 팀 간 전력 불균형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돌아온 끝판왕' 오승환도 6월 초에나 경기에 나서 뒷문을 지킬 수 있다.
어쩌면 올시즌 삼성 야구는 또 한번 시즌 초반이 실험대가 될 확률이 높다.
'춘약하강'의 라이온즈. 과연 여러가지 변수를 딛고 초반부터 승승장구할 수 있을까. 2020년 삼성 야구의 관전 포인트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
▶무료로 알아보는 나의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