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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결국 '구관이 명관'이었던 것일까.
'외야의 중요성'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외야 수비는 지난해부터 경기 판도 자체를 바꾸는 요소가 됐다. 공인구 반발력 감소로 홈런이 줄고, 장타로 연결되는 빠른 타구가 늘어났다. 풍부한 경험을 갖춘 외야수들의 활약이 그만큼 중시됐다. 롯데는 전준우를 1루수로 전환하고 민병헌-손아섭이 지키는 외야에 내야수 강로한, 고승민의 포지션 변경으로 해법을 찾고자 했다. 그러나 두 선수가 기대만큼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 2차 드래프트로 영입한 최민재는 부상, 최근 트레이드로 데려온 추재현은 즉시전력감이라고 보긴 어렵다. 허 일, 김재유의 경쟁력도 물음표가 붙어있다. 전준우를 1루수로 기용할 경우 외야 빈자리를 채울 마땅한 자원이 없는 가운데 허 감독이 변화를 택하긴 쉽지 않았을 것으로 풀이된다.
1루도 마찬가지다. 허 감독은 그동안 1루수 자리에 정 훈, 한동희, 김민수를 차례로 투입하며 실험을 거듭했다. 하지만 한동희, 김민수 모두 1루가 아닌 3루 활용 쪽에 좀 더 시선이 맞춰져 왔다. 청백전에서 드러난 두 선수의 실적도 3루수 출전 시 안정적이었다. 스프링캠프부터 뛰어난 활약을 펼쳐온 정 훈은 풀타임 1루수 타이틀을 달기엔 수비에서 여전히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공수 전반에서의 안정감뿐만 아니라 라인업 전체의 무게감까지 더할 수 있는 이대호의 1루수 출전이 좀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계산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허 감독은 "이대호의 체력이 안 떨어진다면, 계속 1루수로 뛰게 할 생각이다. 저렇게 할 수 있는 타자가 없다. 비시즌 동안 준비를 잘했다.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믿음을 보냈다.
허 감독의 고민과 결정 모두 성공에 맞춰져 있다. 그동안 "준비 자세, 컨디션 등 가장 좋은 선수를 먼저 기용하겠다"던 자신의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그 결단이 만들어낼 결과물이 주목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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