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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최다 실책 LG 정근우, 단순 실수인가? 움직임의 문제일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0-06-24 08:30


LG 트윈스 정근우는 23일 현재 8개의 실책을 범해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잠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수비도 세월 앞에는 장사가 없는 건가.

LG 트윈스가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에서 정근우를 선택한 이유는 내야수로 활용가치고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안정적인 2루수를 키우지 못한 LG는 대안으로 정근우를 생각했다. 류중일 감독의 요청이 있었다. 류 감독은 정근우와 기존 정주현, 두 선수의 경쟁 구도로 올시즌 2루를 운영하겠다고 했다.

류 감독의 계획대로 시즌 초반 두 선수는 상황에 따라 2루수로 선발 출전중이다. 그래도 선발출전 게임수를 보면 정근우가 28경기로 정주현(19경기)보다 많다. 공격력이 엇비슷하다면 수비력이 뛰어난 정근우를 스타팅에 올리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한동안 잠잠했던 정근우의 실수가 최근 잦다. 정근우는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결정적인 실책을 범해 결승점을 내줬다. 1-0으로 앞선 2회초 수비에서 LG는 선발 김윤식의 난조로 2사 1,3루에 몰린 뒤 박준태에게 적시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그런데 계속된 2사 1,2루에서 서건창의 땅볼을 정근우가 놓치면서 2루주자가 홈을 밟아 전세가 뒤집어졌다. 자신의 앞에서 원바운드된 타구를 뒤로 흘리고 말았다.

명 유격수 출신인 류 감독은 내야 수비에서 가장 중요한 움직임을 스텝이라고 했다. 투수가 투구에 들어갈 때 양 발을 움직임이면서 타구에 대비하는 동작을 말한다. 타구 판단, 민첩한 이동, 안정적인 포구의 기본이 스텝이라는 것이다. 정근우는 이 부분에서 최고 수준을 다투던 선수였다.

하지만 요즘 정근우는 수비 움직임이 둔해 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현재 전체 야수들의 실책 순위에서 정근우가 8개로 1위다. 수비이닝이 다른 팀 주전 2루수들의 3분의2 혹은 절반 수준인 183이닝에 불과한데도 실책수는 가장 많다. 삼성 라이온즈 김상수(315이닝), 롯데 자이언츠 안치홍(306⅔이닝)이 각각 4실책을 기록 중이고, KT 위즈 박경수(283⅓이닝)와 한화 이글스 정은원(322이닝)은 3개 밖에 안된다.

지금처럼 빈도가 잦으면 올해 27개의 실책을 범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근우가 가장 많은 실책을 기록한 시즌은 SK 와이번스 시절이던 2007년이다. 그해 111경기에 출전해 2루수와 유격수를 번갈아 맡아 20개의 실책을 범했다.

물론 실책수 자체가 크게 중요한 건 아니다. 적극적인 수비를 하다 보면 실수는 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보통 1루수를 제외한 주전 내야수의 한 시즌 실책수는 15~20개에 이른다. 정근우도 예전에는 그랬다. 유격수 수비로는 최고의 레전드로 꼽히는 박진만도 전성기에 14~25개씩 실책을 하곤 했다.

그러나 기본적인 움직임에 관한 문제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제 전체 일정의 30% 밖에 치르지 않았다. 정근우의 잦은 실책이 일시적인 현상인지는 조금 더 두고봐야 한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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