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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을 더 높여야 한다."
구창모의 장점으론 140㎞ 후반의 빠른 공에 슬라이더, 포크볼 등의 좋은 변화구가 자유 자재로 들어간다는 점이다. 제구력을 바탕으로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피칭하는 것이 빠른 승부를 만들어낸다.
구창모의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은 압도적이다. 초구에 스트라이크 182개, 볼 89개로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67.2%다. 규정 이닝을 넘긴 29명의 선발 투수 중 단연 1위다.
초구 스트라이크는 양날의 검이다. 스트라이크를 던질 것을 알고 타자들이 대처를 잘 하면 초구 스트라이크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감독은 구창모에게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더 높아지길 바랐다. 이유는 그것이 투구수를 줄여 더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구창모의 구위가 좋다는 것이 깔려있다.
이 감독은 "초구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는 것을 알면 타자는 당연히 치려고 한다. 그런데 초구를 친다고 다 안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초구 안타 확률이 높지만 아웃될 확률도 높다"면서 "초구에 타자들이 많이 치게 되면 야수들도 초구부터 집중력을 가질 수 있다"라며 초구 스트라이크가 주는 효과를 얘기했다.
실제로 KBO리그에서 초구 타율은 3할3푼8리로 높다. 하지만 구창모의 초구 피안타율은 2할5푼(24타수 6안타)에 그친다. 그만큼 구창모의 구위가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초구 피안타율이 높지 않으니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을 높여도 된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초구 스트라이크가 많으면 타자들이 초구부터 치게 되고 그렇게 해서 아웃카운트를 빨리 잡으면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다"면서 "구창모가 작년엔 7이닝을 소화한 적이 별로 없지만 올해는 많지 않나"라고 했다. 구창모는 지난해 19번의 선발 등판 중 단 3번만 7이닝 이상을 던졌다. 하지만 올해는 11경기서 7차례나 7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으면 카운트 싸움에 유리해지고, 초구 타율이 낮으면 그만큼 더 자신감을 가지고 피칭을 할 수 있다. 반대로 타자의 경우는 초구를 흘려보내면 스트라이크가 돼 불리한 카운트에서 싸우게 되고 쳤을 때 아웃되는 확률이 높아지면 그야말로 구창모를 상대하는 것이 어려워 질 수밖에 없다.
구창모는 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원정경기서 제구가 잘 되지 않는 컨디션 난조 속에서도 7이닝 동안 8안타 1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이날 초구 스트라이크는 14개였고, 볼이 12개로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은 53.8%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구창모는 7이닝을 던지며 실점도 최소화했다. 좋지 않은 컨디션에서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지를 체험하고 경험이 쌓일수록 에이스로서의 면모를 갖춰가는 구창모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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