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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우천으로 무승무로 끝난 8일 롯데와 두산의 잠실경기. 6회초 롯데 공격 종료 직후 빗줄기가 굵어지며 경기가 중단됐다. 43분을 기다린 끝에 강우콜드게임이 선언됐다. 비는 이후에도 세차게 내렸다. 5이닝을 넘겨 공식경기로 인정된 것만도 다행이었다.
허 감독이 퇴장 선언을 받을 수 있는 강한 어필에 나선 건 이례적이었다. 허 감독의 이날 어필에는 분명한 메시지가 담겼다고 봐야 한다. 잔뜩 흥분한 마차도가 어필의 강도를 높이면 퇴장당할 수 있는데 이를 막으려는 게 우선이었을 것이다. 또 선수들을 대신해 스트라이크존 불만을 장 주심에게 강하게 전달함으로써 선수들의 사기와 집중력을 높이려는 목적도 있었을 것이다. 같은 상황이라면 다른 감독들도 대부분 마찬가지다.
허 감독의 돌발 행동 때문인지 몰라도 그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앞서 3회말 박세혁에게 선제 홈런을 허용한 노경은은 이어진 4회말 정수빈, 호세 페르난데스, 오재일로 이어지는 두산 중심타선을 공 10개 가볍게 제압했다. 그리고 롯데 타선은 이어진 5회초 1사 1,3루서 정 훈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뽑아 동점을 만들었다. 계속된 2사 1,2루 찬스에서 전준우가 범타로 물러났지만, 분위기는 롯데로 흐르기 시작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허 감독은 전날 역전승에 대해 "4점차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포기를 안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감독으로서 고맙다"고 했다. 이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할 때마다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표현을 빼놓지 않았다.
허 감독은 앞서 지난 5일 SK 와이번스와의 인천경기가 우천으로 노게임이 선언되자 이튿날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해당 심판진과 KBO를 향해 노게임의 부당함을 강한 어조로 토로했다. 감독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는 선수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허 감독은 지난달 인터뷰에서 "60경기, 90경기부터 투수 운영 등에서 승부를 볼 것"이라고 했었다. 이날 두산전까지 롯데는 38승35패1무로 KT 위즈와 공동 6위. 3위 두산과의 승차도 3.5경기에 불과해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상위권 싸움에 뛰어들 수 있다. 최근 허 감독이 말과 행동으로 전하는 메시지는 굵어지고 분명해졌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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