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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피플] '통산 1홀드→홀드 1위' 이영준, 이제 키움 불펜의 대체 불가 좌투수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20-08-09 22:14 | 최종수정 2020-08-10 06:40


2020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8회초 키움 이영준이 역투하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08.09/

[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한 때 경쟁에서 밀려 방출됐던 투수가 올 시즌 홀드 1위를 질주하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좌완 투수 이영준이 그 주인공이다.

2018시즌까지만 해도 이영준은 2군 투수에 가까웠다. 단국대학교를 졸업한 이영준은 2014년 KT 위즈(2차 7라운드)의 지명을 받았지만, 1군 데뷔도 못한 채 방출 신분이 됐다. 구속도, 제구도 특출난 투수가 아니었다. 그러나 성실함은 이영준의 가장 큰 무기였다. 무적 신분으로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했고,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소집 해제 후 입단 테스트 끝에 히어로즈에 입단. 2017년 처음 1군 무대에 데뷔했다. 그해 10경기(8⅓이닝)에 출전해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했다. 2018년 2경기(평균자책점 22.50)에 그치는 등 쉽게 1군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이영준은 키움 불펜진의 '언성 히어로'로 떠올랐다. 허리 통증으로 풀시즌을 치르지 못했지만, 등판 때 마다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쳤다. 정규시즌 29경기에 나와 1승1패, 1홀드,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했다. 프로 데뷔 후 첫 홀드도 따냈다. 포스트시즌에선 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시리즈 내내 강한 좌타자들을 상대하면서도 실점하지 않았다. 8경기 무실점으로 '이영준'이라는 이름을 제대로 알렸다.

올 시즌 새 사령탑이 된 손 혁 키움 감독도 키플레이어로 이영준을 꼽았다. 강속구를 뿌리는 좌투수가 귀하기 때문. 손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이영준을 타이트한 상황에 등판시켰다. 긴장되는 상황에 어려움도 있었다. 5월 평균자책점 7.56으로 고전했다. 하지만 손 감독의 구상은 흔들리지 않았다. 꾸준한 등판 덕에 이영준은 제구를 되찾기 시작했다. 구속도 조금씩 상승했다. 그러더니 6월 평균자책점 3.12, 7월 평균자책점 1.04로 안정적인 투구를 했다. 8월 3경기에서 벌써 2홀드를 따냈다.

지난해까지 통산 1홀드에 그쳤던 이영준은 벌써 17홀드를 수확했다. 이 부문에서 주 권(KT 위즈·16홀드)을 제치고 단독 1위에 올라섰다. 올 시즌 34경기에 등판해 1승3패, 17홀드, 평균자책점 4.23. 조상우 안우진 등 필승조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시즌 초와 달리 득점권에서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이영준을 올 시즌을 앞두고 "진짜 잘해서 홀드를 많이 해보고 싶다. 몇 개라고 정해놓지 않았지만, 팀에 더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다. 구단의 기대치가 높아진 만큼, 노력도 멈추지 않았다. 비시즌 감량에 힘썼고, 투구 일지를 작성하며 꼼꼼하게 시즌을 준비했다. 후배들의 조언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 결과 올해 한국 나이로 30대에 들어선 이영준은 또 한 번의 성장을 이뤘다. 타이틀 홀더 도전도 꿈만은 아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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