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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인터뷰]"슬플 것 같아요" 3년 후 은퇴, 김재호가 그리는 마지막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1-02-12 07:40


두산 베어스 스프링캠프가 8일 경기도 이천시 두산베어스파크에서 진행됐다. 두산 김재호가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이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02.08/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마지막 시즌이 되면 굉장히 슬플 것 같아요. 그래도 3년 채우면 은퇴할 생각을 하고 있어요."

두산 베어스 베테랑 내야수 김재호는 이번 겨울 두번째 FA 계약을 맺었다. 두산과 3년 총액 25억원의 조건이다. 이로써 2004년 두산에 입단하며 프로 첫 발을 뗀 김재호는 현역 마지막까지 두산에서 '원클럽맨'으로 뛸 수 있게 됐다.

김재호는 3년 계약의 마지막인 2023시즌을 마친 후 은퇴를 고려하고 있다. 김재호는 "이 3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정말 마지막 3년이라는 생각이 든다. 후배들과 더 돈독해지고 싶고, 좋은 추억도 만들어주고싶고, 후배들이 성장하는데 더 도움을 주고 싶다"면서 "3번째 시즌이 되면 감정적으로 되게 슬플 것 같다. 3년을 채우면 은퇴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부터 후배들을 보는 시선이 더 남달라졌다. 끝을 알고 시작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롤모델'로 꼽은 후배 이야기를 전해들은 김재호는 "저는 고등학교때 '롤모델'이 누구냐고 물으면 '없습니다. 제가 롤모델이 될거예요'라고 건방지게 말했던 기억이 난다. 그 후로 자존감이 떨어져서 힘든 시기도 있었다. 이제는 후배들이 그런 이야기를 해주니까 너무 고맙고, 성공한 야구 인생을 살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고마워했다.

이제 두산은 '김재호 후계자'를 본격적으로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상무 입대가 확정된 이유찬을 비롯해 경쟁자는 많다. 신인 안재석과 보상선수로 합류한 박계범 등 여러 젊은 선수들이 김재호의 다음 자리를 차지 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여전히 주전으로 풀타임을 소화해야 하는 김재호 역시 경쟁력에서 밀리지는 않는다. 그러나 후배들의 성장을 고대하고 있다. 김재호는 "나 역시 경쟁에서 밀려서 백업 자리에 오래 있었다. 지금은 긴장을 늦추는 것은 아니라 후배들과 경쟁 구도가 될 수 있게끔 해야한다고 생각해서 지지 않으려고 준비를 더 많이 한다. 나이가 있기 때문에 순발력은 떨어지지만, 경쟁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긴장감을 드러내면서 "후배들의 모습을 보면 10년전 우리를 보는 것 같다. 그 친구들에게는 좋은 찬스라고 생각한다"고 힘을 북돋았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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