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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시프트를 깬다? 그건 만화같은 얘기."
타깃은 당겨치기에 능한 좌타자들이다. 대표적인 타자가 KT 위즈 강백호다. 어떤 팀이든 정도의 차이가 있기는 하나 강백호가 타석에 서면 우측으로 시프트를 한다. 특히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의 시프트가 극단적이다. 2-3루 공간을 거의 비워 놓는다.
수베로 감독은 지난 4월 4일 KT와의 개막전을 앞두고 강백호가 극단적 시프트의 허점을 노릴 수 있다고 하자 "강백호는 워낙 잘 치는 타자다. 작년에 30개 이상의 2루타와 22홈런을 쳤다. 4타석 다 번트를 대겠다고 하면 그렇게 해주길 바란다. 번트는 그래 봐야 단타 아닌가. 4번타자가 단타 4개를 친다면 그건 수용할 수 있다"고 맞받아쳤다.
지난 18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1회말 첫 타석에서 좌전안타를 터뜨렸는데, 두산 유격수 김재호가 2루에 가까이 붙은 상황이었다. 역시 시프트를 뚫어낸 안타였다. 김재호가 정상 수비위치였단 평범한 땅볼, 다시 말해 병살타가 됐을 지도 모를 타구였다. 강백호는 두산 선발 워커 로켓의 체인지업이 가운데 낮은 코스로 떨어지자 타이밍이 맞지 않았는지 맞히는데 집중하며 밀어서 때렸다. 타구는 2-3루 빈 공간을 흘렀다.
강백호는 이날 두산전 후 시프트를 뚫은 안타에 대해 "다른 선수들보다 운이 좋은 것 같다. 잘 맞지는 않았다"면서 "시프트를 한 빈 곳으로 친다는 건 만화같은 얘기다. 그저 운이 따랐을 뿐"이라고 했다.
그러나 강백호의 상황에 따른 타격은 혀를 내두르게 한다. 상대의 시프트를 무력화하는 강백호의 타격은 천재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실 기습번트도 쉬운 일은 아니다. 롯데전에서 두 차례나 성공했다. 강백호는 "그 상황에서 확실하게 출루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상황이 되면 언제든 댈 것이다. 팀이 이기는 방향만을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18일 기준 타율 4할1푼4리를 기록 중인 강백호는 유일한 4할 타자다. 최다안타(58개)와 출루율(0.479)서도 1위다. 현존 최강 타자로 군림 중이다.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면 올시즌 타율 4할대는 물론이고, 232안타를 때려낼 수 있다. 이 시대에 4할-200안타 동반 달성은 만화같은 얘기다. 하지만 '강백호니까 가능할 것 같다'는 느낌이 몇 달은 가시지 않을 듯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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