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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장시환(34·한화 이글스)은 올해 KBO리그에서 가장 승운이 안 따르는 투수다.
지난해 트레이드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장시환은 선발진의 한축이 될 베테랑 투수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한화에서 치른 42경기 중 단 4승(24패)을 얻는데 그쳤다. 두 시즌 통산 평균자책점 5.35, 경기당 평균 4⅔이닝, 피안타율 2할8푼 등 전체적인 지표가 기대치에 못 미치는 건 부인할 수 없다.
2007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현대에서 데뷔한 장시환은 롯데 시절인 2019시즌부터 불펜에서 선발로 전향했다. 그해 125⅓이닝을 던져 6승13패, 평균자책점 4.95를 기록했다. 오랜 프로 경력으로 쌓은 경험과 변화구는 강점으로 꼽혔지만, 제구 불안과 기복은 숙제였다. 두 시즌 간 한화에서의 활약상을 냉정하게 짚어보면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한 모습이다.
한화에서 쌓은 패전의 책임을 오로지 장시환의 탓만으로 돌릴 순 없다. 장시환이 한화에서 두 시즌 간 받은 득점 지원은 고작 1.71점이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하고도 노디시전-패배에 그친 경기가 8번이나 된다. 좋은 투구를 하는 날에도 빈공과 수비 실책 속에 승리를 날리는 경우가 많았다.
사실 한화 마운드 사정은 장시환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선발 구인난은 올해도 여전하다. 외국인 투수 두 명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장시환마저 없었다면 한화는 성공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미완의 대기들을 당겨 쓰는 도박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장시환이 마운드에서 버텨주는 것만으로도 한화의 리빌딩 과정에 어느 정도 공헌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장시환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완벽하지 않은 컨디션 속에 시즌을 출발했고, 1군-퓨처스(2군)를 오가며 구위를 다듬었다. 부진한 팀 성적과 좀처럼 따르지 않는 승운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리를 지킨 장시환의 노력은 결과만으로 폄훼할 수 없다.
마운드에 서는 투수의 목표는 언제나 승리다. 그 누구보다 승리를 염원하는 장시환이다. 또 한 번의 패전을 맛봤지만, 장시환은 다시 '첫승'을 위한 준비를 시작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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