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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TV로 많이 봤던 선배님인데…."
박건우의 삼진으로 2사가 된 가운데 김성욱이 타석에 섰다. 1B 1S에서 3구 째 커터가 높게 들어오자 주저 없이 받아쳤다. 정타로 맞은 타구는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비거리 120m 큼직한 홈런.
올해 KBO리그 복귀한 류현진의 시즌 첫 피홈런. 2012년 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10월 4일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4213일 만에 허용한 KBO리그에서 피홈런이었다.
경기를 마친 뒤 김성욱은 "류현진 선배님이라고 해서 딱히 좋다 안 좋다 보다는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역전 홈런을 쳐서 기쁘다"며 "첫 타석에서 계속 바깥쪽에 체인지업을 던지셨다. 확실히 제구가 좋다고 느꼈다. 내가 놀아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아서 일단 '실투 하나는 오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마침 그 공 하나가 실투로 왔던 걸 안 놓치고 쳐서 좋은 결과가 나온 거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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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욱은 "선수들끼리는 공이 어떻게 날아오는 지에 대해 공유를 했다. 확실히 스트라이크와 볼의 경계선이 헷갈렸다. 초구가 스트라이크가 되고 2구는 빠져서 온다고 생각했는데 태블릿PC로 보면 하나 정도 빠져있곤 했다. 제구력이 확실히 좋은 거 같았다"고 감탄했다.
김성욱은 "학교 다닐 때부터 TV로 많이 봤던 선배님이셨다. 그때부터 이미 잘 던지는 선수였다. 조금 설렘도 있고,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들어가보니 왜 그렇게 잘 던지셨는지도 느낀 거 같다. 대단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했다.
신기하기만 했던 '몬스터'와의 맞대결. 김성욱은 전날부터 꾸준하게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 그 장면에 홈런은 없었다. 김성욱은 "홈런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공이 어떻게 날아올 지에 대해서만 생각을 했다. 홈런은 생각도 못 했는데 나왔다"고 했다.
이 홈런으로 김성욱은 시즌 6호 홈런을 기록했다. 거포 유망주로 평가받던 그는 조금씩 잠재력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김성욱은 "겨울부터 준비해 왔던 게 결과로 잘 나오고 있는 거 같다. 그 부분에 만족을 느끼고 있다"며 "올 시즌 목표는 항상 잘하려고 하는 것보다 일단 평범하게 한 시즌을 끝내는 게 목표다. 엄청 잘하는 선수보다는 한 시즌을 풀로 평범하게 다치지 않고 경기에 나갈 수 있으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거 같다고 느낀다. 평범하게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창원=이종서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