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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자기가 더 던지겠다고 하더라."
경기에 앞서 만난 김태형 롯데 감독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앞서 한화전 2연패로 시리즈 루징이 확정됐고, 중위권 도약의 호기도 놓친 상황.
그래도 전날 6⅔이닝 3실점(2자책)으로 역투한 윌커슨은 돋보였다. 윌커슨은 1회말 안치홍에게 선제 결승 투런포를 허용했지만, 이후 7회 2사까지 추가로 내준 점수는 비자책 1점 뿐이었다. 2회 1사 1루 상황에서 병살타를 유도했지만, 수비 실책으로 1사 2,3루 위기로 바뀌면서 이어진 내야땅볼로 1점을 내준 것.
김태형 감독은 "빼주려고 했는데, 본인이 계속 던지겠다고 하더라. 잘 던져줬다. 사실 0-3이었고, 타선도 터지지 않는 상황인데 참 고마웠다"고 돌아봤다. 윌커슨은 한화 황영묵을 삼진, 장진혁을 땅볼로 처리했지만, 이과정에서 100구를 넘겨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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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커슨 다음으로 등판한 구승민도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틀어막았다. 퓨처스에서 스스로를 가다듬고 다시 1군에 등록된 5월 18일 이후 6경기에 등판, 총 6⅓이닝을 소화하며 단 1실점으로 호투중이다. 1승1홀드도 더해졌다. 김태형 감독도 "확실히 좋아졌다. 경기 내용도 괜찮다"고 화답했다.
다만 롯데가 시즌 내내 좌투수 공략에 고전하고 있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 가뜩이나 좌투수에 약한데다, 전준우 정훈 손호영 등 주력 우타자들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더욱 심화됐다. 박승욱-이학주-노진혁-고승민 등 주축 내야수들이 대부분 좌타자인 점도 문제다.
김태형 감독은 "쳐줘야할 우타자들이 다 빠진 것도 문제지만, 그렇다고 좌타자들이 지금처럼 못쳐선 곤란하다. 결국 쳐야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던졌다. 이날 롯데는 한화 선발 김기중을 상대로 황성빈 고승민 박승욱 노진혁 김민석 등 총 5명의 좌타자가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대전=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