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무사 만루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홀드왕의 저력은 여전했다. 위기에서 더 빛났다.
4회초를 잘 막았던 장현식이 5회초에 갑자기 흔들렸다. 연속 2안타를 맞더니 연속해서 몸에 맞는 볼로 1점을 주고는 무사 만루의 위기가 이어졌다. NC는 3번 박민우의 타석.
LG 염경엽 감독은 투수 교체를 단행했는데 이때 선택한 투수는 정우영이었다. 2022년 35홀드로 홀드왕에 올랐으나 이후 2년 동안 부진했던 정우영은 올시즌 부활을 위해 미국에서 개인 훈련까지 했으나 이렇다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고, 시범경기서 제구 난조를 보여 2군에서 기본기 훈련에 집중했었다.
|
|
1사 만루서 만난 데이비슨과의 승부는 아찔했다. 2S 후 3구째 슬라이더가 포수 박동원이 원한 바깥쪽이 아닌 가운데로 몰리는 반대 투구가 되고 만 것. 데이비슨이 이를 놓치지 않고 강하게 쳤는데 이 타구가 3루수 문보경의 정면으로 굴렀고 이를 잡은 문보경이 바로 옆의 3루를 밟고 1루로 던져 병살을 만들어냈다.
이때 실점을 했다면 승부가 결정날 수도 있었을 상황. 정우영이 무실점으로 막아낸 뒤 5회말 김현수의 투런포가 터지며 1점차의 살얼음 승부가 이어졌다.
LG가 더이상 추격하지 못했고 8회와 9회에 실점을 해 스코어는 2대6이 됐지만 정우영의 슈퍼 피칭이 LG에게 희망을 준 것은 분명했다.
정우영 본인에게도 희망이 됐을 피칭이다. 아무래도 최근 2년간 부진했던 것은 사실이기에 자존감이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대량 실점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낸 것은 자신감을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
정우영까지 LG 필승조에 가세한다면 그야말로 LG 불펜은 필승조로만 가득찰 수 있는 상황이다. 선발이 무너지더라도 언제든 불펜진으로 막아내 후반 역전을 노릴 수 있는 팀이 되는 것. 정우영에게 17일 NC전 5회초 만루 상황이 터닝 포인트로 기억될까.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