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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이 오타니 쇼헤이의 사구에 격분해 항의를 하다 퇴장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오타니가 "으악!"하며 비명을 지르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1루로 나갔다.
이때 로버츠 감독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오더니 항의를 시작했다. 바스케스가 일부러 맞혔다는 것이다. 트립 깁슨 3루심이 곧바로 로버츠 감독에게 퇴장을 명했다. 심판진이 양팀 더그아웃에 진정하라는 경고를 준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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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작 타티스 주니어와 오타니는 사구 직후 상대를 자극하는 제스처나 말 없이 조용히 1루로 걸어나갔다. 특히 오타니는 1루에 도착해서는 1루수 루이스 아라에즈와 웃으며 몇 마디를 주고받았다.
이날 양팀 간 긴장이 흐른 것은 전날 다저스 앤디 파헤스와 샌디에이고 선발 딜런 시즈 간에 일어난 일 때문이다.
파헤스는 전날 4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시즈의 98마일 직구에 왼팔을 맞은 직후 마운드를 노려보며 싸울 듯한 태도를 보였다. 벤치 클리어링 단계까지는 가지 않았으나, 파헤스는 일부러 맞혔다는 표정으로 시즈를 노려봤고, 시즈는 괜한 트집을 잡는다며 양팔을 벌려 부인했다.
파헤스는 경기 후 자신의 행동이 과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시즈의 사구에 의도가 담겼다는 주장을 펼쳤다. 즉 본인이 앞서 3회말 2루타를 치고 나가 사인을 훔쳐 타자에게 전달했다고 샌디에이고 측에서 오해하며 고의로 맞혔다고 생각한 것이다.
샌디에이고의 리더인 매니 마차도는 이에 대해 "우리가 맞히려고 작정했다면 다저스에 얼마나 많은 슈퍼스타들이 있는가. 우리가 맞힐 수 있는 스타들이 많다. 라이벌 간 과열된 분위기 속에서 이런저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며 "파헤스는 매우 행복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를 응원하지만, 이런 것은 게임의 일부일 뿐"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파헤스는 하루가 지난 이날 2회와 4회, 연타석으로 시즌 14호, 15호 홈런을 터뜨리며 마차도의 칭찬에 응답했다.
경기 후 오타니를 맞힌 바스케스는 "몸쪽 공을 던진 것은 우리 피칭 계획의 일부였고, 그렇게 던졌을 뿐이다. 일부러 어떤 의도를 담은 공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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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츠 감독이 퇴장당한 것은 올시즌 처음이며 통산 13번째다. 심판의 판정이 아니라 빈볼성 사구를 놓고 거칠게 항의하다 퇴장당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만큼 오타니를 아끼고 있다는 뜻이 된다.
다저스는 로버츠 감독이 벤치를 떠난 뒤 전세를 뒤집고 역전승을 거뒀다. 4회말 파헤스의 솔로홈런으로 3-3 동점을 만든 다저스는 6회말 윌 스미스의 투런홈런을 포함해 6안타를 몰아치며 대거 5득점해 8-3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결국 8대6으로 이긴 다저스는 4연승을 달리며 45승29패를 마크, NL 서부지구 선두를 굳게 지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