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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 "수비는...당분간 방망이만 잘 쳤으면 좋겠다."
여러모로 주목을 받은 홈런이었다. 올시즌 극심한 부진을 떨쳐내고 친 시즌 마수걸이포. 호투하던 롯데 선발 데이비슨의 기를 완전히 꺾어놓는 홈런이라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지난 주말 LG 트윈스와의 대전 2연전에서 연속 멀티히트를 치며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더니, 홈런으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여기에 안치홍은 2009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안경을 쓰고 경기에 나서 화제가 됐다. 일찍부터 시력이 좋지 않았는데, 큰 불편함 없이 야구를 하다 최근 검진을 통해 안경 착용을 권유받아 어려운 결정을 했다고. 많은 부분이 민감할 수밖에 없는 프로 선수 특성상, 안경이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안치홍에게는 좋은 선택이 됐다. 안경을 착용하자마자 홈런을 쳤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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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안치홍 스스로도 자신감을 찾은 것 같다고 하자 "선수가 잘 안될 때는 감독도 얘기하기가 어렵다. 스트레스 받는 걸 뻔히 아는데, 연습을 안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래도 지금은 짓눌렸던 어깨도 조금 편해진 것 같고, 밝아진 느낌이 있다"고 밝혔다.
안치홍은 안경을 선택하기 어려웠던 이유가 내야수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타구가 불규칙하게 튀어 안경을 때린다면, 눈에 큰 부상으로 연결될 수 있어서다. 실제 안경을 착용하고 뛰는 내야수는 많지 않다. 있어도 특수 고글이다. 안치홍은 "앞으로 1루든, 2루든 수비를 나가도 안경을 끼고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일단 한화는 1루에 채은성, 2루에는 이도윤이 잘해주고 있다. 김 감독은 심우준이 오면 하주석도 2루로 돌려볼 생각이다. 당장 안치홍이 수비에서 급하게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 김 감독은 "수비는, 당분간은 그냥 잘만 치면 고맙겠다"며 웃엇다. 이어 "지금 수비는 충분히 잘 돌아간다. 전반기 끝날 때까지는 타격에만 전념해줬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부산=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