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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야구에서만 나올 수 있는 아름답고 낭만적인 장면을 LG 선발 치리노스가 연출했다.
외국인 투수지만 한국 야구 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었던 치리노스의 따뜻한 마음이 훈훈한 장면으로 이어졌다.
누군가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순간. 안타를 맞은 상대 팀 투수는 잠시 승부는 잊고 따뜻한 미소와 함께 데뷔 첫 안타 볼을 직접 건넸다.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이호준 감독은 고승완을 9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데뷔 첫 선발 출장 경기에서 고승완은 첫 타석부터 자신 있게 배트를 돌렸다.
3대0 뒤지고 있던 3회초 선두 타자 김형준의 안타로 시작한 NC 공격. 무사 1루 데뷔 첫 타석에 들어선 고승완은 초구부터 과감하게 배트를 돌렸다.
LG 1선발 치리노스 상대 초구부터 노림수를 가지고 배트를 돌린 NC 고승완 스윙에 이호준 감독은 박수를 보냈다. 결과는 파울. 데뷔 첫 타석이었지만 고승완은 상대 투수의 강력한 구위에도 기죽지 않았다.
볼 끝 움직임이 좋은 치리노스의 투심 패스트볼에 두 차례 파울 타구를 만든 고승완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1B 2S 불리한 카운트에 몰린 고승완은 치리노스의 4구째 146km 투심 패스트볼이 바깥쪽 꽉 찬 코스에 들어오자 힘껏 잡아당겼다.
배트 끝에 걸렸지만, 힘이 실린 타구는 2루수 신민재 글러브를 맞고 옆으로 튀었다. 기록은 내야 안타. 타격 직후 1루를 향해 앞만 보고 전력 질주한 고승완은 데뷔 첫 타석에서 안타를 터뜨린 뒤 해맑게 웃으며 세리머니를 펼쳤다.
평생 잊지 못할 데뷔 첫 안타를 기록한 고승완. 김종호 코치는 연신 머리를 쓰다듬으며 기특한 제자를 아낌없이 칭찬했다.
이때 안타를 허용한 LG 선발 치리노스는 손에 쥐고 있던 볼을 유니폼 바지에 닦기 시작했다. 잠시 승부를 떠나 훈훈한 장면을 연출한 치리노스. 2루수 신민재에게 볼을 건네받았던 치리노스는 데뷔 첫 안타를 기록한 고승완의 볼을 깨끗하게 닦은 뒤 박용근 코치를 향해 조심스럽게 건넸다.
NC 고승완의 데뷔 첫 안타 볼을 정성스럽게 챙겨준 LG 선발 치리노스를 향해 NC 원정 팬들은 박수를 보냈다.
이날 해설을 맡은 이상훈 해설위원은 NC 고승완 데뷔 첫 안타 볼을 유니폼에 닦은 뒤 매너 있게 건넨 LG 선발 치리노스 행동에 감탄했다.
고승완의 데뷔 첫 안타로 무사 1,2루. 이어진 승부에서 권희동이 볼넷 출루하며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이후 박민우의 적시타 때 김형준과 고승완이 홈을 밟으며 단숨에 1점 차까지 추격했다.
데뷔 첫 타석 안타에 이어 첫 득점까지 올린 고승완이 더그아웃 들어서자 이호준 감독은 흐뭇한 표정으로 헬멧을 쓰다듬었다.
야구에서만 볼 수 있는 낭만적인 장면을 연출한 뒤 흔들리던 치리노스는 2사 만루 위기서 서호철을 10구 승부 끝 땅볼 처리한 뒤 주먹을 불끈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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